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이 비상장주식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최근 비상장주식 거래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데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 시장을 두고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비상장주식 거래 선점경쟁 치열

▲ 삼성증권과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 애플리케이션의 캡처 화면.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의 거래대금이 5일 기준 158억3천만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11월 들어 하루 거래대금이 100억 원을 꾸준히 웃도는 등 비상장기업을 향한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 증권사들도 비상장주식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거나 관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10월 말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내놨다.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과 iOS 버전의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출시된 상태다. 

투자자들이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특정 비상장기업 주식을 매매하면 삼성증권의 안전결제시스템(에스크로)을 기반으로 둔 별도의 거래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돼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2020년 1월 KEB하나은행, 코스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등과 손잡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비마이유니콘’을 내놓고 비상장기업 관련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DB금융투자는 8월부터 비상장기업 전담 애널리스트를 별도로 두고 관련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삼성증권, DB금융투자 등은 비상장주식 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등 개인 위탁매매 중심의 주식시장에서 수수료 인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이 유일했을 정도로 증권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으로 꼽혔다.

비상장기업 주식 투자자들은 대부분 사설 장외주식 웹사이트 게시판을 이용해왔던 만큼 사실상 ‘사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비상장기업 주식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제도 역시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비상장기업을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되는 투자기구로 비상장기업 등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제공이나 경영지원 활동을 주요 목적으로 삼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양질의 기업정보가 부족했던 비상장주식 관련 시장에 증권사들이 속속 뛰어들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비상장주식 거래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