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까?

카드업황 악화로 많은 카드사들이 실적에서 뒷걸음질하고 있지만 정 사장은 대표상품 ‘카드의 정석’을 내세워 실적 증가세를 이끌어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오늘Who] 정원재, '카드의정석' 흥행해 우리카드 대표 연임 '파란불'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11일 우리카드와 카드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카드는 올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카드가 3분기까지 카드업계에서 가장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거둔 역대 최대 순이익인 1265억 원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948억 원을 냈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 악화된 영업환경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7% 늘었다. 

정 사장 임기는 12월30일에 끝나는데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카드의 실적 상승이 ‘정원재 카드’라고도 불리는 카드의 정석 흥행으로 가능했다는 점도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카드의 정석은 올해 안에 500만좌 발급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1년8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국내 카드상품 가운데 가장 발급속도가 빠르다.

카드의 정석은 기획과 마케팅은 물론 디자인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정 사장이 직접 관여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카드의 정석 출시 당시 한 인터뷰에서 “한복을 입고 고궁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고 카드 디자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흥행으로 올해 신용카드자산과 유효회원 수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카드 유효회원 수는 3분기 기준으로 717만3천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9.8% 증가하며 정 사장 취임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효회원은 1개월 동안 카드를 1회 이상 사용한 카드사 회원으로 카드사의 실질 고객을 뜻한다.

신용카드 자산도 3분기 8조2천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3분기보다 10.8%가량 늘었다. 

정 사장이 우리카드의 효율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크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우리카드는 올해 카드수수료 인하로 순이익이 월평균 70억 원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 이를 상당 부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용역으로 이뤄지던 카드 심사발급 과정의 자동화 등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통해 큰 폭의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연임 이후 경영은 이전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성장세를 이어갈 수록 카드의 정석 후속 브랜드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비용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도 일회성에 그칠 수 있어 업황 악화에 대비한 장기적 성장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선임절차는 임기 만료를 약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 우리금융지주의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우리카드 이사회는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것인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구성원으로 포함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