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한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에서 예고한 태업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철도노조의 요구사항과 연관된 4조2교대 시행방안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손병석 “한국철도 노조 태업은 파업보다 더 부정적이라 용납 못해"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손 사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노조가 태업과 파업을 예고했는데 태업은 파업보다 더욱 부정적이라 용납하기 어렵다”며 “국민적 분노가 있는 부분을 놓고 노조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2020년 1월1일부터 4조2교대 근무를 시행한다. 철도노조는 4조2교대 근무를 하려면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전체 인건비 한도의 증액, 생명안전 업무인력의 정규직 전환, 자회사 직원 처우를 본사 수준으로 개편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한국철도와 철도노조는 이 쟁점 4개를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최근 교섭이 결렬됐다고 판단해 15일 태업, 20일 파업을 예고했다.

손 사장은 “쟁점 가운데 회사에서 나설 수 있는 사안은 노동조건 개편”이라며 “2020년부터 4조2교대 근무를 시행할 예정인데 어떤 방식으로 실행할지는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4조2교대 근무를 위해 인력을 충원하는 규모를 놓고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4600명 증원을 요구하는 반면 한국철도는 1800명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손 사장은 “2020년부터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4조2교대 근무로 전환한다”며 “노사가 증원 규모에 합의해도 정부와 협의되지 않으면 증원이 힘들다”고 말했다. 

변형근로제 도입도 고민했지만 철도노조의 반대로 시범운영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철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신규 노선에 따른 증원으로 3500명을 추가로 늘린 상황에서 2019년에 또 대규모 채용을 하도록 정부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는 태도도 보였다. 

손 사장은 “14일 수학능력시험 이후부터 철도노조의 태업이나 파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철도노조를 최대한 설득해 파국이 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밀양역 열차사고 등의 열차 안전사고가 일어난 점과 관련해 안전점검 시간을 확보하면서 안전투자도 늘리는 방안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열차가 제시각에 운행되는 정시율이 너무 강조돼 안전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보는 경영문화도 바꾸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국제철도연맹(UIC) 기준으로 정시율 99.8%로 집계돼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손 사장은 “정시율에 집착해 진동이 있어도 속도를 낮추지 않고 달리는 등 열차 운행을 촉진하기 위해 규정대로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경영평가에서 정시율보다 안전을 우선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와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