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과 돈독한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갈까?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것을 바탕으로 금융과 통신을 연계한 시너지를 확대할 여지가 크지만 지분 및 사업적 관계를 놓고 소원해질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하나금융과 SK텔레콤 '20년 혈맹', 지분정리 움직임에 향후 관계 시선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4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최근 알뜰폰사업에 이어 모바일금융 플랫폼 핀크를 통해 새 적금상품을 내놓는 등 파트너회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10월 말 핀크는 SK텔레콤, KDB산업은행 등과 협력해 새 적금상품을 내놓았고 KEB하나은행은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와 알뜰폰 전용요금제에 금융서비스를 접목하는 등 디지털금융부문에서 제휴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SK텔레콤과 이전부터 지분관계로 얽혀있었던 데다 그동안 사업적으로 밀접한 연관을 맺어온 만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데 힘을 합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와 이동통신회사들이 너도 나도 가입자 확보를 통한 플랫폼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든든한 파트너회사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핀크를 통해 사업적 호흡을 맞춰왔다는 점도 앞으로 두 회사가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하나금융그룹은 2017년 모바일 금융회사 핀크를 설립할 당시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지분투자를 벌였고 올해 초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SK텔레콤과 함께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또 7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500억 원 규모로 핀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자금적 여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회사들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SK텔레콤으로서도)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하나은행과 협력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SK그룹이 외국계펀드 소버린자산운용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았을 당시 주채권은행이던 하나은행이 SK 지분 1.88%를 매입하며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부터 꾸준히 사업적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이후 SK텔레콤은 2009년 말 하나카드 지분 49%를 사들여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15%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지분과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를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라는 말도 나온다. 

SK텔레콤이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한 뒤 하나카드 지분 역시 매각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데다 두 회사가 벌이고 있는 사업의 결과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지주 지분 610만9천 주를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고 하나카드 보유지분도 매각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핀크 역시 3년 째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손실 86억 원을 봤고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157억 원, 180억 원가량의 손실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