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중 이뤄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SK 대표이사를 연임할까?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장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가 2020년 3월에 종료되는데 올해 12월 진행될 SK그룹 연말인사에서 장 사장의 거취가 결정된다.
 
장동현, '투자형 지주사' SK 성장 공로로 대표이사 연임 청신호

▲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SK그룹 안팎에서는 장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장 사장이 2017년 3월 SK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뒤 ‘투자형 지주사’로서 SK를 이끌며 SK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도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딥체인지’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를 통해 SK그룹 딥체인지의 선봉에 서있는 장 사장을 쉽게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장 사장은 SK를 단순히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서 그치는 지주회사가 아니라 신사업을 발굴하고 거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투자형 지주사’로 만들겠다는 방침 아래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 4월 증권사 연구원들과 기관투자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SK가 투자한 인수합병(M&A)의 평균 내부수익률은 15%에 이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은 부임 첫 해인 2017년 9월에 마무리한 반도체 부품 회사 SK실트론(인수 당시 LG실트론) 인수다.

SK실트론은 2019년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소재 관련 경제 보복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순조롭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SK실트론이 최근 SK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전기차부품사업의 핵심 계열사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장 사장의 '투자안목'이 상당하다는 말도 나온다. 

SK실트론은 올해 안으로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는 반도체의 기초소재 가운데 하나로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에 적합한 소재로 평가받는다. 

SK실트론은 2019년 2분기에 매출 3897억 원, 영업이익 889억 원을 냈다. 2018년 2분기보다 매출은 2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8% 줄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실트론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업황 부진을 감안하면 우수한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장 사장은 최 회장이 SK그룹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점찍은 바이오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 초 SK바이오팜의 비상무이사에 선임되며 SK바이오팜 상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상장은 2020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이 상장되면 SK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이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바라본다.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장 사장은 SK가 바이오부문에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갖춰나가는 데도 힘쓰고 있다.

SK의 바이오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으로부터 아일랜드 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으며 SK는 2018년 5100억 원을 들여 미국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인 엠텍을 인수했다. SK로서는 미국과 유럽에 각각 의약품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장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에너지사업, 모빌리티사업 등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SK는 2017년 북미 천연가스 수송·가공 기업 유레카미드스트림홀딩스에 약 1170억 원을 투자했으며 2018년에는 북미 셰일원유가스 수송·가공 기업 브라조스미드스트림홀딩스에 27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다. 2019년 3월에는 북미 천연가스 수송·가공 업체인 블루레이서미드스트림에 1700억 원을 투자했다.

모빌리티사업과 관련해 장 사장은 2019년 3월27일 열린 SK 정기 주주총회에서 "SK그룹 계열사들이 각자 보유한 역량에 따라 모빌리티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기회들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맞춰 시너지를 본격화해 모빌리티 분야를 SK그룹의 대표사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 사장의 '젊음'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다. 장 사장은 1963년 태어나 젊은 축에 속하지만 재무 전문가로서 뿐 아니라 경영자로서 성과를 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유공에 입사해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차장을 거쳐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뒤 재무담당 임원과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SK플래닛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인터넷쇼핑몰 ‘11번가’ 해외진출을 이끌고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상거래 브랜드인 ‘시럽’(Syrup)을 출시해 성과를 냈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SK텔레콤 사장으로 발탁된 뒤 2017년 지주회사인 SK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