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강인엽, 통신칩 전문가 솜씨로 삼성전자 5G 경쟁력 키웠다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23일 미국 새너제이 삼성전자 미주법인 본사에서 열린 삼성테크데이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달린다.

강 사장은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통신칩 개발 전문가다. 강 사장이 끌어올린 삼성전자의 통신칩 개발역량은 5세대(5G) 이동통신시장의 개화기에 더욱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2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테크데이 2019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모바일AP와 5G모뎀 신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삼성테크데이는 처음으로 시스템LSI 사업부 주도로 열렸다. 그래서인지 종전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세션보다 시스템반도체 세션이 먼저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4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비전2030’을 발표했는데 그런 의지가 이날 테크데이 행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강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1997년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으나 그 위상은 글로벌 1위인 메모리반도체 사업 수준에 미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빠르게 5G로 전환하고 있는 글로벌 이동통신시장의 변화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 성장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날 강 사장은 6㎓ 이하 5G 통신망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하는 엑시노스 모뎀 5123을 소개했다.

이 제품에는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을 기반으로 2개의 네트워크처리장치(NPU), 효율적 중앙처리장치(CPU)구조,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8개 주파수 묶음(CA)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자동차 등으로 사용처를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앞서 9월 강 사장은 5G통합칩 엑시노스980을 공개했다. 중국 화웨이와 비슷한 속도로 5G통합칩을 출시했으며 업계 1위이자 친정인 퀄컴보다는 앞섰다.

강 사장은 이러한 통신칩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10월 초 열린 전자산업 60주년 행사에서 최고 등급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비메모리반도체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강 사장이 쌓아올린 통신칩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5G통신시장의 강자가 되는 데도 밑바탕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는 등 5G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앞서가고 있다. 5G통신장비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업계 1위인 화웨이(20%)를 추월했다.

세계 5G시장은 2020년 55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6678억 달러로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5G제품들은 시스템LSI사업부의 엑시노스 칩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자연히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부문 역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강 사장은 5G통신에서 그치지 않고 그 너머도 바라본다. 테크데이에서 삼성전자는 6세대(6G) 이동통신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송기봉 삼성전자 상무는 “학계와 산업계 일각에서 이미 6G를 논의하고 있고 삼성도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UCLA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퀄컴에서 13년 동안 3세대와 4세대 통신칩 개발을 주도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 DMC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모뎀 연구개발을 맡았고 시스템LSI사업부 모뎀개발실장, SoC개발실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2017년 그를 시스템LSI사업부장으로 발탁하면서 시스템LSI를 메모리에 버금가는 초우량사업으로 키울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강 사장은 삼성전자의 통신칩 개발역량을 빠르게 높여왔다. 그는 모바일용 3G와 LTE 통신칩 기술을 확보했고 모바일AP와 모뎀칩을 통합한 5G 통합칩 개발에도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