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최정우 회장과 장인화 사장의 2인3각 경영체제’가 2020년에도 유지될까.

포스코는 철강업황 악화로 주력사업인 철강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은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 ‘철강 전문가’인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의 역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포스코에 내년에도 최정우 장인화 2인3각경영체제 계속될까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13일까지다. 

올해 연말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되는 셈인데 업계는 연임 가능성을 점친다.

포스코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요인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철강 수요산업 부진 등이 꼽히는 만큼 장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 사장은 철강업황 악화에 원가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실적 방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기준으로 2분기보다 11.9% 감소한 6776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치솟은 여파에도 실적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은 것으로 포스코 내부에서는 바라본다.

장 사장은 올해 상반기부터 원가 혁신활동을 펼쳐 지금까지 1200억 원가량 원가 절감효과를 내기도 했다. 

김광무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원가 절감 노력은 1분기 이후 본격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분기 고부가가치 제품(WTP) 판매가 양호했고 수출에서 환율 영향까지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50년 만의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으로 스스로를 철강쪽 문외한으로 여기는 만큼 철강사업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장 사장에게 맡길 가능성이 있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인문계 출신으로 철강 전문가가 아니라 철강업 전문가"라며 "회사에 여러 엔지니어들이 있는 만큼 경제성과 상업적 측면 모두를 개혁해 포스코를 더 강건한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신사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점도 장 사장의 연임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신사업이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그 때까지 안정적 실적 유지를 위해 주력사업인 철강사업의 최고 책임자를 바꾸는 선택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철강 수요산업인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의 업황이 모두 좋지 않은 탓에 포스코는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올해 초 치솟은 점도 포스코에 악재로 작용했다. 고객사로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설득하지 못한 가운데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가 축소돼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철강사업을 책임진 장 사장을 향한 최 회장의 신임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회장 자리를 놓고 다투던 사이임에도 취임하자마자 장 사장의 철강 전문가로써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그에게 중책을 맡기고 힘을 실어주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 2개 부문장이 나눠 맡았던 철강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장 사장을 철강부문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과 장인화 사장 두 명의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2019년 3월15일 열린 포스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오인환 전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장 사장은 대표이사를 유지하면서 포스코는 기존 최정우 회장과 오인환 전 사장, 장인화의 3인 대표체제에서 ‘최정우-장인화’ 2인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장 사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해양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