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전략·기획 전문가답게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을 융합한 옴니채널 구축 등 온라인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한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러닝메이트로 일해오던 이갑수 전 대표이사의 후임인 만큼 정 부회장의 ‘홀로서기’를 위한 조력자 역할도 해내야 한다.
 
정용진이 이마트 맡긴 강희석, '하나의 판매 플랫폼 승부 지났다' 소신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젊은피'로 발탁된 강 대표는 최근 소비재·유통부문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컨설턴트 출신으로 전략·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로 일해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유통업 흐름에 해박하고 이마트 등의 국내 유통사 컨설팅도 맡아와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마케팅 전문가였던 이 전 대표와 사뭇 다른 이력과 경험을 갖춘 셈이다.

유통업이 단순한 마케팅 경쟁을 벗어나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남보다 싸게, 효율적으로 배달하는 방식을 고민해야하는 전략적 측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번 인사에서 이주희 부사장보가 이마트부문 기획전략본부장에서 전략실로, 정동혁 부사장보가 이마트부문 지원팀장에서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 부사장보는 그동안 그룹 신사업을 총괄해왔고 정 부사장 역시 이마트부문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핵심역할을 해오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서 전략·기획역량 강화에 공을 들인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채널의 결합인 옴니채널 구축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는 유통 관련 포럼행사에서 여러 차례 강연을 펼치기도 했는데 주로 유통업을 둘러싼 디지털환경 변화와 그 대응책이 주제였다.

“하나의 판매 플랫폼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강 대표의 생각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이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유통업에 중요한 고객이 오프라인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에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이마트가 마주하고 있는 핵심과제 역시 올해 초 출범한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의 안착과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점 구조조정 등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이 꼽힌다.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모바일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에서는 어떤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할지, 오프라인 점포를 갖춘 기업은 어떤 전략과 투자가 필요한지를 고민해온 강 대표가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강 대표는 정 부회장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도 해야 한다.

이마트는 그동안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노련한 전문경영인들의 손에서 성장해왔지만 이번 인사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강 대표의 성과가 누구보다 정 부회장에게 절실하다.

강 대표는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 오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농림수산부 식량정책과,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등에서 근무했다. 2004년 와튼스쿨 MBA 과정을 밟은 뒤 2005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부터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로 일하다 2019년 10월21일 이마트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