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관련해 다시 재판정에 선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25일 오전 10시10분에 연다.
 
서울고법, 이재용의 '박근혜 게이트' 파기환송심 25일 시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의 혐의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법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관한법률 위반, 국회에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모두 5개다. 

8월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의 승마 지원 용역대금 36억 원만 유죄를 인정했던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말 세 필의 가격에 해당하는 34억 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 원도 뇌물로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이 34억 원과 16억 원을 뇌물액수에 추가하면 이 부회장의 뇌물액수와 횡령금액은 2심의 36억 원에서 86억 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은 횡령액이 50억 원을 넘어가는 범죄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대법원에서 삼성은 특혜를 취득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라는 주장과 말 제공을 뇌물로 인정한 것은 이미 원심에서도 무상사용을 인정해 본질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은 대법원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을 인정한 것이고 말 제공을 뇌물로 명확히 인정해 바로 잡은 것이라는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씨가 뇌물을 요구한 것이 강요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대법원에서 판단한 것은 이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말과 후원금을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이견이 나왔던 만큼 법리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승마 지원에 일반 뇌물죄가 아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 소수의견도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다. 소수의견대로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삼성사이에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가 있었는지를 검찰이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