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 출자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JC파트너스에 리파이낸싱(저금리로 재융자)을 제공하고 직접투자까지 결정하자 MG손해보험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을 뒀다는 말도 나온다. 
 
[오늘Who] 손태승, 우리금융의 MG손해보험 투자로 인수 '포석' 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17일 우리은행과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은행은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1천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 200억 원을 투자한다.  

손 회장은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최근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JC파트너스에 1100억 원을 리파이낸싱 한다는 계획을 바꿔 300억 원은 리파이낸싱하고 나머지 인수대금은 외부 인수금융을 주선만 할 것”이라며 “200억 원은 따로 JC파트너스에 출자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직접 투자와 리파이낸싱을 통해 MG손해보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G손해보험이 8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로부터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 자베즈2호유한회사(94%)의 운용권을 넘겨받아 실질적으로 MG손해보험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 운용권의 가치는 1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운용권이 JC파트너스로 넘어가면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독립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 등이 MG손해보험에 1천억 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기 때문에 MG손해보험 지분 100%의 가치는 약 2천억 원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손 회장은 200억 원 규모의 투자로 MG손해보험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은행이 리파이낸싱과 인수금융 주선을 통해 JC파트너스의 인수대금 전액을 사실상 책임진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MG손해보험에 미치는 영향력은 보유지분 가치보다 더 클 수 밖에 없다. 

손 회장이 단순히 리파이낸싱을 해주는 것을 넘어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펀드에 직접투자까지 하자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포석을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수익 실현을 위해 MG손해보험의 지분을 팔아야 할 때가 오면 가장 유력한 인수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아니면 우리은행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리치앤코는 인수의사가 있다 해도 MG손해보험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독립보험대리점이 보험사를 인수하는 데 부정적 의견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규모가 큰 회사들은 합작투자와 지분참여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보험사, 증권사 등 대형 금융회사 인수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다. 

MG손해보험이 지난해 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한 만큼 유상증자로 자금이 투입되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MG손해보험 인수금액이 후순위채권 인수 비용을 합쳐도 25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점도 손 회장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서는 MG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MG손해보험 지분 투자를 인수와 연결해서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사 인수를 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룹사 규모에 맞는 매물을 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