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SK그룹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을 키우는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대표이사 사장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정호, SK텔레콤 비통신사업 키운 성과로 부회장으로 승진할까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이 SK그룹의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박 사장은 2017년 1월에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2020년 3월 임기가 끝난다.

SK그룹은 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해 왔다. 

박 사장이 SK텔레콤을 맡은 3년 동안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사업구조 개편이다. 

박 사장은 보안, 미디어, 커머스라는 비통신사업을 키워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뉴 ICT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인수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의 사업구조 개편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ADT캡스과 SK인포섹을 인수해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이라는 SK텔레콤 보안사업의 두 축을 구축했다.

박 사장은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하며 미디어사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결정을 내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합병은 조만간 승인이 날 것으로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미디어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지상파 방송3사와 손잡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9월 출범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커머스사업을 담당하는 11번가를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해 신설법인으로 출범하고 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박 사장이 밀어붙인 사업구조 확충과 개편작업의 성과는 올해부터 가시화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5G통신 마케팅비용과 설비투자비용이 급증해 2분기에 영업이익이 20% 후반대로 후퇴했으며 3분기에는 최대 30%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비통신사업이 성장하며 영업이익 감소를 방어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5% 감소하는 것에 그쳤다. 3분기에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최대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 사장의 과감한 실행이 SK텔레콤 체질 개선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어 연말 임원인사에서 보답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이 늘어나는 이유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이 2016년 12월 실시된 SK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체질 개선과 흑자전환 공로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해결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이 박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박 사장은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안으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6월에는 쉽지 않다고 말하며 중간지주사 전환시기가 미뤄질 것을 암시했다. 

최근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자사주를 매입하며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불씨를 당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박 사장이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좀 더 중요한 일들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사항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