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이사가 ‘그룹 테두리’ 안에서 롯데그룹 유통사업을 지원하는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롯데멤버스를 독자적 빅데이터 전문회사로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카드 등 롯데 금융계열사가 그룹에서 사라진 자리를 메우는 것과 동시에 빅데이터 컨설팅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강승하, 롯데멤버스를 롯데 유통 빅데이터의 중심으로 세운다

▲ 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이사.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는 롯데 금융 계열사의 매각 이후 외부 제휴를 늘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을 만드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방형 사업을 목표로 정하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올해 4월 롯데카드 등 롯데 금융계열사가 그룹 밖으로 팔린 뒤 그룹 유통 관련 빅데이터를 다루는 주축으로 올라선 데 이어 더욱 많은 외부 빅데이터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멤버스는 2015년 ‘빅데이터 컨설팅회사’를 목표로 롯데카드의 롯데멤버스 사업부문에서 독립한 법인이다.

롯데카드에서 회원영업 및 CRM(고객 관계 관리) 등을 맡아온 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이사가 2015년부터 줄곧 이끌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롯데그룹 계열사 및 외부 제휴 가맹점을 아우르는 통합멤버십 ‘엘포인트(L.point)’와 간편결제서비스인 ‘엘페이(L.pay)’ 등을 운영하며 3800만 명 규모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멤버십 운영과 간편결제 운영을 각기 다른 법인이 맡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롯데멤버스는 한 법인이 멤버십과 간편결제서비스를 함께 다루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다른 멤버십 서비스와 간편결제사업이 주로 고객망을 구축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롯데멤버스는 자체 사업보다는 이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사업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기업의 생존전략이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거래를 거쳐 ‘옴니채널’로 바뀌고 있는 과정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객관리를 통해 그룹의 유통사업을 지원하는 한축을 맡는 것과 동시에 빅데이터 컨설팅으로 자체적 수익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가 매각되면서 롯데멤버스는 기존에는 롯데카드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와만 손을 잡아야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금융사와도 제휴를 맺고 더 넓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간편결제 '엘페이'의 이용도를 높여 다른 금융사와 제휴를 맺는 핵심고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이유다.

롯데카드가 보유했던 유통 관련 정보도 모두 롯데멤버스로 집중되면서 롯데멤버스의 설립목적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방형 사업’에 본격적으로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롯데멤버스는 올해 롯데카드로부터 해외 포인트사업을 다루는 인도네시아 법인과 베트남 법인을 인수해 롯데카드와 롯데멤버스에 흩어져있던 롯데그룹 포인트사업을 롯데멤버스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6월 빅데이터 서비스포털인 ‘딥비전’을 열어 엘포인트를 활용한 소비지수와 상품물가지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리서치정보와 마케팅 지원정보, 새 사업 제안 등을 아우르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다루고 있다.

9월에는 유통사 판매데이터와 엘포인트 회원들의 구매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결과를 보여주는 상품분석플랫폼인 ‘LAIP’도 내놓았고 에스오일 등 외부 제휴사 수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간편결제서비스인 엘페이를 활용해 금융 제휴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며 “고객 로열티 마케팅을 주축으로 하는 사업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컨설팅회사라는 청사진을 향해 여러 가지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