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규 애경산업 대표이사가 파운데이션 ‘에센스커버팩트’ 단일제품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제품군을 다각화해 제2의 에센스커버팩트를 발굴하는 한편 ‘인수합병’ 카드도 꺼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규, 애경산업 단일 화장품 의존도 축소 위해 인수합병 '만지작'

▲ 이윤규 애경산업 대표이사.


7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애경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애경산업은 올해 초 투자회사 출신의 전략부문 임원을 영입하고 인수합병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 자체 브랜드만으로는 에센스커버팩트와 같은 히트상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장품업계에서는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경산업이 강점을 지닌 중저가 화장품시장은 진입장벽이 낮고 유행에 민감해 인수합병 전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올해 전략부문 임원을 영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수합병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은 현재 에센스커버팩트를 이을 후속제품이 절실하다.

애경산업은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이 50% 정도인데 화장품부문을 대표하는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의 매출 비중이 90%가 넘는다. 에이지투웨니스 매출에서도 90%는 ‘견미리팩트’로도 불리는 에센스커버팩트 단일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엔센스커버팩트의 인기가 떨어지면 바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단일제품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의 위험성을 경험했다. 2018년 12월 에이지투웨니스 모델이었던 배우 견미리씨 관련 논란으로 홈쇼핑 방송이 중단돼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이윤규 대표는 제2의 에센스커버팩트를 만들기 위해 상품과 브랜드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주력제품을 커버팩트 등 파운데이션 중심에서 앰플, 에센스, 립스틱 등으로 넓히고 있다. 또 2018년에는 더마화장품(일반 화장품에 치료용 의약품 성분을 더한 제품) 브랜드인 ‘더마에스떼’, 남성 화장품 브랜드 ‘스니키’, 눈가 전문 화장품 브랜드 ‘아이솔브’를 연이어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 브랜드와 제품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애경산업은 중국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경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2분기보다 71.5% 감소했고 화장품부문 매출만 비교하면 76.7%나 줄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은 단일 브랜드의 높은 의존도를 해외 진출 다변화를 통해 해소하려 했지만 주력 지역인 중국의 영업환경 변화에 부딪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며 “세컨드 뷰티브랜드인 ‘루나’의 역성장이 지속되면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업체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은 충분하다. 2018년 말 기준 애경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1340억 원가량에 이른다. 

다만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한 만큼 인수합병을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약 5천억 원에 불과해 외부자금 유치까지 추진하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은 에센스커버팩트가 홈쇼핑에서 히트하면서 과거 몇 년 동안 고성장세를 이어갔다”며  “하지만 고성장의 축이었던 국내 홈쇼핑은 부침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히트제품 및 브랜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