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대 이랜드파크 대표이사가 이랜드그룹 재무 건전성 강화흐름 속에서 재무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그룹의 세 번째 ‘30대 CEO’로 깜짝 발탁됐다.

이랜드파크뿐 아니라 자본잠식 수준인 예지실업과 이랜드크루즈, 투어몰의 재무 건전성까지 끌어올리는 중책을 맡았다.
 
[오늘Who] 이랜드파크 30대 대표 윤성대, 발탁비결은 '재무솜씨'

▲ 윤성대 이랜드파크 대표이사.


호텔·레저사업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는 부분은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 전 이랜드파크 대표와 박명욱 이랜드파크 부대표가 메워준다.

4일 이랜드파크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외식사업부문 분할에 맞춰 공동대표이사체제를 벗어나 단독대표이사체제를 꾸렸다.

이랜드파크가 2011년 이랜드드러저비스에서 이랜드파크로 이름을 바꾼 뒤 단독대표이사체제를 꾸린 것은 박형식 전 대표가 2016년 12월 이랜드파크 임금 미지급건으로 해임된 뒤 2018년 7월까지 김현수 대표가 홀로 이끈 1년6개월여가 유일하다.

이랜드파크 사업구조가 호텔·레저부문과 외식사업부문으로 나뉘어져있었기 때문에 부문별 대표이사가 필요했기 때문인데 이번에 외식사업부문이 분할돼 이랜드이츠로 독립하면서 여러 대표이사를 둘 이유가 없어졌다.

윤 대표는 1981년에 태어난 30대 ‘젊은 CEO’로 입사 13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말 그대로 고속승진했다.

2006년 이랜드에 입사한 뒤 그룹전략기획실과 그룹인사총괄실, 이랜드중국 아동사업부 브랜드장으로 일하다 2018년 이랜드파크 재무총괄책임(CFO)을 맡은 뒤 1년여 만에 CEO에 올랐다.

이는 최근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전문경영인 ‘신구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CEO’들을 깜짝발탁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올해 7월 이랜드파크 외식부문을 분할한 이랜드이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완식 대표가 만 35세이며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도 지난해 당시 만 39세에 이랜드월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윤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하며 이랜드파크의 재무구조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점이 깜짝발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랜드파크는 올해 외식사업부문을 분리해 이랜드이츠를 출범하는 과정에서 외부자금 1천억 원을 유치했는데 이를 통해 분리된 이랜드이츠의 금융기관 차입금을 대부분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총괄책임으로 일하던 윤 대표가 성사한 거래로 외부자본 조달을 통해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396.63%에서 210% 초반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 강화흐름 속에도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2016년 379.9%, 2017년 337.17%, 2018년 396.63% 등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이를 단번에 끌어내리게 된 셈이다.

다만 올해 말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이 낮아지더라도 여전히 이랜드그룹 부채비율(연결기준) 172%보다 높은 데다 그룹 차원에서 150%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표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이랜드파크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인 예지실업과 이랜드크루즈, 투어몰 등의 재무건 전성이 심각하다는 점도 재무 전문가인 윤 대표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이랜드파크가 이랜드그룹 계열사 가운데 재무 건전성이 가장 안 좋은 곳들을 품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예지실업 부채비율은 4354.5%이며 이랜드크루즈와 투어몰은 자본잠식 상태다.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부동산자산 매각 및 활용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일부 계열사 청산작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계열사들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만큼 윤 대표가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표가 호텔·레저사업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랜드파크는 그동안 매출의 80%가량을 외식사업부문에서 거뒀는데 이랜드이츠가 독립분사하면서 호텔·레저사업의 성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2016년부터 이랜드파크를 이끌어오던 김현수 전 대표가 대표이사만 내놓은 채 임원으로 일하고 호텔·레저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박명욱 사이판MRI(마이크로네시아리조트)법인 대표이사가 이랜드파크 부대표를 겸임하는 것 역시 윤 대표의 경험부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는 만큼 ‘재무 전문가’인 윤 대표의 선임 역시 이와 같은 배경”이라며 “이랜드이츠가 분사됐지만 이랜드파크는 올해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갈 수준으로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