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재수’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외에 새 먹거리가 마땅치 않은 만큼 이 사장이 이번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성공해 회사의 앞날과 그 자신의 체면을 모두 지켜낼지 시선이 몰린다. 
 
[오늘Who] 이현, 키움증권 앞날 위해 인터넷은행에 재도전하나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30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접수를 앞두고 컨소시엄에 참여할 회사를 물색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할 회사의 의사를 물어본 것은 맞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도전할 것으로 높게 점치고 있다.

이 사장이 직접 일부 임직원을 상대로 인터넷전문은행을 포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이 사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는 것은 키움증권이 미래먹거리로 삼을 만한 신사업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준비에 힘을 쏟은 데 따라 ‘온라인 특화 증권사’에서 사업체질을 바꾸는 데 시기를 놓쳤다는 시선을 받는다.

최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개인 위탁매매 시장규모가 줄어들자 자기자본을 빠르게 늘려 투자금융(IB)부문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의 입지와 연계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줄곧 준비해왔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동산, 인프라에 특화된 투자금융이나 기업공개, 채권발행 등과 같은 기업금융의 경쟁력이 다른 증권사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이 키움증권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온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이 '온라인 증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초창기부터 공을 세워왔던 주요 인물로 디지털 관련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사장은 동원증권에 근무할 시절 온라인사업을 맡다 2000년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당시 ‘온라인 증권사는 된다’는 확신을 지니고 키움증권의 출발을 도왔을 정도로 디지털기반의 증권업에 각별한 애정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이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뛰어든다면 혁신성과 관련한 논란을 극복해 지난번 실패를 만회해야 한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심사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원인으로 준비가 미흡했다는 시선이 많았던 만큼 이번에는 금융 당국이 주문한 혁신성과 관련한 과제를 프레젠테이션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입증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5월 발표한 의사록을 살펴보면 “키움뱅크는 평가위원들로부터 정성적 방면에서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프레젠테이션 당시 일반적 질의에 대응을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SK텔레콤과 벌일 사업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문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위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진두지휘해온 이 사장으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었던 대목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10월10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까지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운 소상공인협회가 진출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상반기 신청했다 쓴맛을 본 뒤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