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과 전략협의체 설립 등을 주도하며 적극적으로 준비해온 부동산금융사업에서 성장기회를 맞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를 추진하며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조 회장이 신한금융의 부동산 투자상품 발굴과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가 유리해졌다.
 
[오늘Who] 조용병, 신한금융 부동산금융사업 확대에 '훈풍' 만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정부의 부동산 투자 활성화대책 발표로 규제환경이 개선되면서 리츠시장에 전성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투자방식으로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투자자에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새 투자상품을 찾는 투자자 수요와 새 수익원 발굴에 주력하는 금융회사의 노력, 정부정책 변화 등이 맞아떨어지며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그동안 주로 대형 투자기관만 참여하던 리츠와 부동산펀드 투자 참여자를 개인투자자까지 확대하기 위한 세제혜택과 규제 개선방안 등을 내놓았다.

금융회사가 다양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출시하고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도록 상업용 부동산 공급을 우대하고 개인투자자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회사들이 이런 정책에 맞춰 부동산 관련된 투자상품을 더 활발하게 개발하고 출시하며 당분간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 수요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사업영역을 부동산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취임 이후 꾸준히 관련 투자를 늘려왔는데 그 열매를 맺을 기회를 맞게 됐다.

신한금융은 8월 조 회장이 설립을 주도한 그룹 차원의 부동산사업 협의체를 출범하고 주요 계열사 CEO와 부문장이 부동산사업 협업방안과 사업전략 등을 논의하도록 했다.

조 회장이 부동산 관련된 분야를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동산사업 협의체는 그룹 차원 전략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와 계열사들 사이 협업, 세부 내용 등을 논의하는 역할을 모두 담당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한 뒤 빌딩을 매입해 리츠상품을 내놓고 지난해는 부동산신탁회사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부동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신한금융은 이후 부동산금융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그룹 차원 추진과제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삼고 계열사 역량을 활용한 금융상품 개발을 진행해왔다.

정부의 부동산투자 활성화정책으로 조 회장의 이런 노력에 더 힘이 실리게 된 셈이다.

국내 주요 금융회사가 일제히 부동산금융시장으로 발을 넓히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부동산신탁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리츠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고 하나금융그룹도 부동산금융 사업추진 협의회를 별도로 운영해 사업 확장을 논의 중이다.

우리금융그룹도 부동산신탁회사를 인수하며 본격적 사업 진출을 예고해 신한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가 모두 부동산금융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 계열사 협업체를 통해 부동산금융 전반에 걸친 종합서비스와 상품을 내놓으며 신한금융만의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우고 있다.

계열사 사이 협업과 시너지를 중요시하는 ‘원 신한’ 전략을 부동산금융까지 적용해 사업기회를 넓히고 고객 연계를 통한 영업활동 강화도 추진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사업 성공은 현재 그룹 차원 최대 과제인 비이자수익 비중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 회장의 경영성과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운용하는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8월 상장 뒤 현재까지 60% 가까운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채 연구원은 “신한알파리츠는 성장형 리츠 대장주로 수익성 측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유자산 규모도 꾸준히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