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시행을 통해 금융산업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은 위원장은 전자증권법 전면 시행 첫 날인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법 시행 기념식에서 “전자증권법의 시행으로 백오피스부문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금융산업 전반에도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전자증권법 시행 기념식에서 "증권의 디지털화시대 열려"

▲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백오피스는 프런트 오피스와 상대되는 말로 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부서를 뜻하는 말로 거래의 기록이 정리되고 보관되는 장소 전반을 가리킨다. 

은 위원장은 "2016년 3월 전자증권법이 공포된 뒤 3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된다"며 "종이증권의 발행 없이도 전자등록된 기록에 따라 권리행사가 가능해지는 증권의 디지털화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탁결제원은 전자등록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고 현장에서 제도운영을 책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1974년 예탁결제제도, 1994년 집중예탁제도를 도입해 자본시장의 성장과 증권거래의 증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왔으나 실물증권을 전제로 한 제도를 채택해 한계를 지녔다. 

정부는 2016년 전자증권법을 제정한 뒤 IT시스템을 구축 등의 3년 6개월 동안 준비를 통해 이날부터 전자증권제도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영국의 사례를 들며 “자본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프론트오피스의 혁신과 백오피스의 혁신이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프론트오피스에서는 혁신을 이뤘으나 백오피스에서는 종이증권 중심으로 운영해 위기를 겪었다는 것이다.  

영국은 1986년 금융서비스법 제정, 런던거래소 전자거래서비스 도입 등으로 프론트오피스의 혁신을 이뤘지만 백오피스는 종이증권 중심으로 운영돼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종이증권 위기를 겪게 됐다. 

당시 주가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매도주문을 쏟아내자 종이증권 중심으로 운영되던 백오피스에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거래 체결, 청산·결제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은 위원장은 “증권의 발행, 유통, 권리행사가 모두 전자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비효율은 사라지고 절차는 단축될 것이고 혁신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물증권이 사라지고 전자적으로 기록된 증권으로 바뀌는 만큼 투자자와 발행기업 입장에서는 해킹, 오기재 등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IT시스템의 안정성과 정보보안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은 위원장을 비롯해 조국 법무부장관과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전자증권법을 대표발의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장 등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