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임기 동안 숙원사업으로 꼽았던 전자증권제도 추진사업의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도가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도록 하기 위해 남은 임기 3개월 동안 시스템 오류를 예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이병래, 예탁결제원 임기만료 앞두고 '전자증권제도' 결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8월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예탁결제원‘2019년 하반기 CEO주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은 16일부터 적용되는 전자증권제도를 안착하기 위해 추석 연휴에도 마무리작업를 진행한다.

전자증권 제도는 주식과 사채 등을 전자등록해 증권의 발행, 유통, 권리행사 등을 실물증권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제도다.

이 사장이 2016년 취임할 때부터 “전자증권제도는 예탁결제원 설립 이후 가장 광범위하고도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말하며 한국예탁결제원의 숙원사업으로 점찍고 공 들여온 사업이다.

주식전자등록법은 2020년 3월까지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앞당겨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별다른 차질없이 그대로 실천해 이 사장의 임기만료 3개월을 앞두고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사장은 매년 기자간담회 및 신년사 등에서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인 데 이어 임기 마지막까지도 전자증권제도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8월 ‘2019년 하반기 CEO 기자간담회에서도 “전자증권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취임할 때부터 최대 과제였다”며 “올해 말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현안 과제를 충실하게 마무리하는 것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 개인의 거취를 놓고 12월에 임기를 마친 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숙원사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다른 생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실물증권 발행 비용이나 절차 등이 간소화돼 비용적 측면에서 긍정적일뿐 아니라 위·변조 및 실물증권을 이용한 음성거래 등이 차단돼 투명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가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되면 한국예탁결제원뿐 아니라 이 사장 개인으로서도 내세울 만큼 최대 업적으로 남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자증권제도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시스템 오류를 잡아낼 수 있는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들이 수백억, 수천억 원의 비용을 들여 새 전산 시스템을 도입한 뒤에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거나 시장에 혼란을 불어온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삼성증권 ‘배당사고’나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유진투자증권 ‘해외 유령주식’ 등 굵직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디지털 시스템을 향한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전자증권제도를 놓고 해킹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하고 3중 보안시스템을 만들어 보안을 강화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4천억 원 규모의 손실보전 분담금도 마련해두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전자증권시대의 성공적 개막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실시해 새 제도 도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