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 계열사와 협업 및 투자금융 강화를 두 축으로 삼아 시장에서 하이투자증권의 지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DGB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뒤 비은행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늘Who] 김경규, DGB금융 비은행 핵심으로 하이투자증권 키워

▲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순이익 307억 원을 냈는데 다른 DGB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6곳의 순이익을 합친 수준(325억 원)과 비슷하다.

이에 힘입어 DGB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수익비중도 10% 미만에서 30%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진출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 역시 ‘DGB’보다는 현재 이름을 유지하는 것이 대구·경북이 아닌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전국에 점포 30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 8곳, 부산 7곳, 울산 5곳, 경남 4곳 등 수도권과 동남권에 많은 점포를 두고 있다.

DGB금융그룹이 올해 그동안 영업력이 집중됐던 대구·경북에서 벗어나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으로 영업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하이투자증권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DGB금융그룹의 네트워크와 자금지원을 등에 업고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

DGB금융그룹은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의 복합점포를 세우기로 하고 5월 대구에 대구은행과 복합점포 1, 2호점을 연 데 이어 7월에는 서울 강남에 3호점을 열었다. 올해 추가로 복합점포를 세우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에 “금융투자업계 톱10(TOP 10)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하이투자증권의 2016~2018년 3년 평균 순영업수익 시장점유율(M/S)은 1.8% 수준이다. 중하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중상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하이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채권자본시장(DCM)보다는 약점으로 꼽히는 주식자본시장(ECM)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IB사업본부 아래 ECM실을 새로 만들고 그 아래 ECM 1팀과 ECM 2팀, 기업금융팀, 채권금융팀, 대체투자팀을 뒀다.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에는 주식자본시장을 다루는 별도 조직이 없었던 만큼 사업영업을 확장하기 쉽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대구은행 등 계열사가 보유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기업금융(CIB)을 제공하고 그동안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기업공개(IPO)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올해 초부터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이 참여하는 CIB협의체를 꾸리고 CIB사업부문 출범을 계획해둔 만큼 하이투자증권이 그 중심에 설 채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 사장이 LG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LG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장, 우리투자증권 주식영업본부장 등으로 일한 ‘영업 전문가’라는 점에서 투자금융 역량 강화에 적임자가 아니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런 시선을 차츰 지워내고 있다.

다만 대형 증권사를 비롯한 대부분 증권사가 투자금융 역량 강화를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이 그 틈새를 노려 뚜렷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최근 증권업 전반의 경쟁심화에 따른 수수료율 저하 추세,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 중소형사에 불리한 정부정책 등을 감안할 때 가시적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지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