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웰니스 관광’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 지사는 최근 녹지국제병원 설립에 실패한 만큼 제주도의 의료관광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에 힘쓰고 있다.
 
원희룡, 제주 녹지국제병원 실패 딛고 웰니스 의료관광 확대 추진

원희룡 제주도지사.


18일 제주도청과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 의료관광 육성정책은 자연환경과 의료 콘텐츠를 결합해 '웰니스 관광'을 추구하는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

웰니스 관광은 건강관리 또는 정신적 안정을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말한다. 일반적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휴양, 미용, 건강식품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원 지사는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의료관광 육성에 힘쓰는 만큼 단순히 의료기술로 경쟁하기보다 제주도만의 장점을 특화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의료관광 경쟁력 분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관광산업 경쟁력은 높지만 의료산업 경쟁력은 매우 낮다”며 “제주도는 고난도 수술 등을 요구하는 ‘메디컬 투어리즘(Medical Tourism)’보다는 레저와 건강관리를 포함하는 ‘웰니스 투어리즘(Wellness Tourism)’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웰니스 관광을 추진하기에 적합하다”며 “제주관광공사와 협의해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동북아시아 의료·웰니스 관광 중심지(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상품 개발 및 마케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양방과 한방을 결합한 웰니스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제주도는 2019년 보건복지부 주관 ‘지역특화 의료기술 및 유치기반 강화사업’ 공모에 ‘양·한방 웰니스 메디컬 허브 제주’사업을 내놨다. 

이 사업은 지역 한의원 등 의료기관과 연계해 면역력 증강 치료, 항노화 시술, 체질 개선 등 다양한 양·한방 웰니스상품을 개발하고 여러 국가의 외국인환자 유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제주도는 하반기부터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해외국가에서 웰니스관광 특화상품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기로 했다.

원 지사는 최근 설립에 실패한 제주 녹지국제병원을 대체할 만한 의료관광 육성책이 절실하다.

원 지사는 제주도 의료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해 한국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유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을 시작으로 의료산업이 민영화돼 여러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 2018년 12월5일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진료한다는 조건으로 개원을 허가했다.

이후 녹지국제병원은 개원 허가가 만료되는 3월4일까지 문을 열지 않아 4월17일 허가가 취소됐다. 녹지국제병원사업을 주관하는 중국 녹지그룹은 조건부 개원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를 발표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취소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소송 등 법률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며 “법적 문제와 별개로 제주도 의료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는 그동안 녹지국제병원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의료관광 육성을 추진해 왔다” 며 “앞으로 웰니스관광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