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에서 애플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 중국 BOE와 경쟁 등 중소형 올레드(POLED)사업에 변수가 많아 애플이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받는 데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공급 위한 신뢰유지에 총력전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팀 쿡 애플 CEO.


4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애플 아이폰용 패널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변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방안을 확정하면서 애플이 중국 BOE 등 다른 패널 공급처를 알아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중국 BOE에 기술 제공을 타진해 왔고, 한국과 일본의 분쟁이 지속되면 실제로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패널 확보처 다변화를 추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일본 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섀도 마스크’ 방식의 증착장비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져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은 이미 중국 BOE와 중소형 올레드패널 공급을 논의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놓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의 분쟁이 지속되더라도 다른 확보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일본 수출규제가 가시화하자 관련 태스크포스를 꾸려 부품이나 장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부회장은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자 곧바로 대책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일본의 '2차규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이 조치로 애플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 때문이다.

애플이 제품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한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에 최적화해 구축돼 있는 파주 E6-2공장은 생산능력이 월 1만5천대가량으로 당장 패널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증착장비도 시간은 걸리지만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은 신뢰성이 확보된 라인만 가동하려고 한다”며 “일본 수출규제를 놓고 장기적 대책을 찾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올레드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를 준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협회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협회는 수입에 의존하는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이나 장비 등을 국내기업이 개발했을 때 대기업에서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요조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부회장은 최근 파주 중소형 올레드 E6-2공장의 기술력과 수율을 애플이 하반기 출시할 신제품 아이폰 1개 모델에 맞춰 끌어올림으로써 애플의 신뢰를 얻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신제품 아이폰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2020년 출시할 아이폰 패널도 공급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사실상 수출규제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눈 불투명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