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증권가에서 경력을 쌓은 ‘비은행권 출신’ 회장답게 BNK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강화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인수합병이 아닌 자체적 경쟁력 강화로 가닥을 잡았는데 투자금융 전문가인 조광식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약진하고 있다.
 
'증권사 사장 15년' 김지완, BNK금융그룹 효자로 BNK투자증권 키워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1일 BNK금융지주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진한 성적표와 달리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6년 10.1%에서 지난해 말 16.2%, 올해 상반기 16.1%로 6%포인트가량 높아졌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은행 계열사들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수년 동안 순이익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들이 약진하며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김 회장이 취임 초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치우친 그룹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계열사끼리 시너지 확보에 공을 들여온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의 핵심 계열사로 꼽았던 BNK투자증권이 눈에 띄는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50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29.1% 급증했다.

BNK투자증권은 2017년에 순이익 규모가 19억 원에 불과했는데 2018년 114억 원, 올해 상반기 127억 원을 각각 거뒀다. 절대적 규모로는 아직 그룹의 비은행 주력 계열사인 BNK캐피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다.

김 회장은 마뜩한 증권사 매물이 없는 만큼 다른 금융지주처럼 외부 인수합병이 아닌 자체적으로 증권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는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할 당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김 회장은 최소 5천억 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뒤 지주의 유상증자 지원 등으로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4천억 원 수준까지 불었다.

BNK투자증권은 자체적 경쟁력 강화로 가닥을 잡은 만큼 전국구 영업보다는 부산·울산·경남 등 연고지와 그룹 차원에서 공략하고 있는 수도권에 집중해 투자금융(IB) 영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이 BNK투자증권의 큰 방향을 잡았다면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그 뜻을 이어받아 BNK투자증권의 투자금융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사 사장 15년' 김지완, BNK금융그룹 효자로 BNK투자증권 키워

▲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조 대표는 이트레이드증권 IB사업본부장과 법인영업본부장,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등으로 일한 투자금융 전문가로 김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1월부터 BNK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기존 BNK투자증권의 부동산금융 중심 투자금융사업에서 벗어나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으로 확대 개편하고 외부 인력 50여 명을 새롭게 충원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어부산, 웹케시 기업공개(IPO) 인수단에 참여하고 인수합병시장에서 인수자문을 성사하는 등 다양한 투자금융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김 회장이 은행과 증권사의 협업을 위해 세운 ‘부산울산경남 CIB센터’, ‘서울 CIB센터’를 바탕으로 BNK투자증권은 항공MRO(정비사업) 신설법인 출자 및 국내 최초 실물 양식투자펀드인 ‘BNK참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 투자 등 새 수익원 찾기에도 분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투자증권 점포는 부산·울산·경남과 서울에 각각 1곳씩 모두 4곳에 불과하지만 연고지 기업과 지역 특색을 살려 투자금융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증권사 사장만 15년을 해온 김 회장의 전폭적 지지 아래 조 대표가 BNK투자증권의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