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이 계열사 가운데 최초로 호반건설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는 호반건설의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김상열, 호반건설 상장 전 인수합병으로 사업다각화 분주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17일 호반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들어 공식적 인수합병(M&A) 혹은 지분투자만 벌써 다섯 번째 추진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최근 6천억 원 규모의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인수전에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했고 8월에는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를 통해 농산물 유통업체인 대아청과의 대주주에 오른다.

앞서 1월에는 경기 이천의 덕평컨트리클럽, 2월 경기 파주의 서서울컨트리클럽을 잇따라 인수했고 6월에는 서울신문 지분 19%를 인수해 3대주주에 올랐다.

이런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다각화는 호반건설을 상장하며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김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국내 주택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주력 계열사 호반건설을 키웠는데 호반건설은 더 이상 국내 주택시장에 의존해서만은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호반건설은 사실상 국내 주택전문 건설업체로 평가되는데 국내 신규 주택 건설시장은 파이가 줄면서 경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 참여한 것도 국내 주택사업 외에 토목사업과 해외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상장 때 기업가치는 기업의 현재 상황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호반그룹이 국내 주택사업 외에 뚜렷한 성장동력을 보유하면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의 새로운 사업으로 리조트 등 레저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를 인수하며 레저사업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지난해 2500억 원을 들여 리솜리조트를 인수했고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레저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리조트 등 레저사업은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호반그룹의 기업가치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례로 호반그룹은 6월 충북 제천 리조트 리솜포레스트에 호텔동을 새로 짓기 시작했는데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김 회장의 활발한 인수합병은 호반그룹의 풍부한 현금과 우량한 재무구조가 뒷받침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018년 말 기준 호반건설을 비롯해 33개 계열사를 통해 8742억 원 규모의 현금과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 전체 33개 계열사의 2018년 말 부채비율은 37.7%에 그친다.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규모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낮다.

김 회장은 6월 말 열린 호반그룹 3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호반그룹은 새로운 30년을 책임져야 할 제2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호반그룹에서 처음으로 상장하는 계열사다. 김 회장은 지난해 호반과 호반건설 상장을 통해 지분승계도 모두 마쳤다.

김 회장이 제2의 출발점에 선 상황에서 호반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와 호반건설 상장은 가장 큰 관심사일 수 있는 셈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재 상장을 앞두고 실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상장시기는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