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전공과대학교(KEPCO Tech) 설립과 관련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게 됐지만 주주와 지역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이어져 부담은 계속 안게 됐다.

11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김종갑 사장은 한전공대사업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게 된 데 이어 정부 지원까지 얻게 되면서 한전공대 설립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김종갑, 한전공대 설립에 정부 지원 얻었지만 주주와 지역 반발은 부담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와 지방자치단체 및 범정부 자금 지원, 한전공대 설립 부지까지 결정돼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데 핵심 사안들을 모두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전력 주주들과 교육 시민단체, 학부모들이 한전공대 설립에 반발하고 있어 김종갑 사장이 한전공대사업을 순탄하게 진행하려면 한전공대를 둘러싼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협조도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한전공대사업이 대통령 공약집에 들어가 있는 사업인데 공약을 이행하는 데 왜 주식회사의 돈을 사용하나”며 “한국전력이 2018년에 이어 2019년 상반기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한전공대사업을 계속 한국전력에서 추진하겠다는 것은 한국전력 이사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전력 소액주주모임인 한전소액주주행동과 시민단체 행동하는자유시민은 한국전력 적자에 책임을 묻기 위해 김종갑 사장을 포함한 한국전력 이사들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소액주주들은 한전공대 설립에 들어가는 7천억 원과 해마다 필요한 운영자금 600억 원까지도 배임금액에 포함하기로 했다.

한전공대의 대학으로서 역할과 성격을 놓고도 지역 시민단체가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은 2일 성명을 통해 “한전공대 설립계획은 연구, 교육의 측면보다 고학벌 대학 유치를 위한 일종의 지역개발로 다뤄진 것”이라며 “한전공대 설립게획을 관련 학자들이 아닌 용역회사가 하고 있고 막대한 재정투입 이외에 대학 활성화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한국전력에 4일 민원을 제기했다”며 “12일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한전공대 부지 선정과 관련해 이면계약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5월13일 한국전력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한국전력에서는 진행하고 있는 계획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시민모임은 6월14일 한국전력에서 비공개 통보를 받은 뒤 정보공개 청구 행정심판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진행 중인 건립계획을 공개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부지 선정은 이미 끝난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공대 유치와 연계해 영재학교 설립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반감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갑 사장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범정부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는 10일 제3차 회의를 열어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과 설립지원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중앙정부에서 재정지원을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도 윤곽이 나왔지만 비공개사안으로 다뤄졌다.

한국전력은 6월13일부터 한전공대 총장후보자를 공모해 7월12일 접수를 마감하고 심사도 시작한다.

8월에는 한전공대법인 설립과 대학캠퍼스 건축기본계획도 확정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