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며 호텔롯데 상장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은 26일 오전 일본 도쿄 신주쿠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주주총회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재선임 되면서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공고히 다졌다.
 
[오늘Who]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지지 확인, 호텔롯데 상장 힘싣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건은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한일롯데 ‘원 톱체제’의 견고함을 확인한 신 회장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면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작업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 중심의 지주회사체제 완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통합을 당면과제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롯데그룹 지주회사 체제의 정점으로 삼고 한국 롯데그룹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줄여 지배구조를 일원화하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는 과거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었던 회사로 현재도 롯데지주 지분 11.1%를 들고 있을뿐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계 주주의 지분이 99%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기존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최근 중국 사드(고고도방어미사일체제)보복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호텔롯데 상장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한다.

호텔롯데는 매출의 대부분을 면세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면세사업의 성적이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1분기 기준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 가운데 면세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이른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964억 원, 영업이익 1065억 원을 거뒀다.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327.7% 늘어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정도 늘어난 것은 맞지만 이는 회계기준이 변경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수치이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중국 보따리상의 급증 등 시장환경의 변화와 인터넷면세사업부문 등의 선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측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다만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을 공식화하는데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호텔롯데의 상장은 기업가치가 충분히 회복됐을 때 진행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직 상황을 더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16년 해외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으나 중국의 사드(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보복과 신 회장의 구속수감 등 악재가 겹치면서 상장작업이 미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