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의 대규모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전산시스템에 이어 모바일뱅킹앱 개편까지 이끌며 우리은행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늘Who] 손태승, 우리은행 새 모바일앱으로 디지털역량 가늠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관계자는 20일 “기존 모바일뱅킹앱 ‘원터치개인’을 개편한 앱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7월에 개편된 앱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개편된 모바일뱅킹앱 이름은 ‘원(WON)’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회장은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에 고객의 관점으로 원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원터치개인은 그동안 여러 차례 부분적 업그레이드가 있었지만 2010년에 출시된 만큼 사용자 경험(UX)이나 사용자 환경(UX)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모바일뱅킹앱을 각각 2018년과 2015년에 새로 내놨고 KB국민은행도 2017년에 모바일뱅킹앱의 대규모 개편을 마쳤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은 원 기획단계부터 고객이 참여하도록 하고 외부전문기관과 4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거치는 등 원의 사용자 경험과 사용자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로 연령, 직업 등으로 고객을 구별하던 기존 금융앱과는 달리 고객의 개인별 목적이나 행태 등을 반영한 새로운 개념을 원에 도입했다.  

이번 모바일뱅킹앱 개편은 손 회장이 그동안 공들여 키워 온 디지털금융그룹의 역량을 확인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휴렛팩커드(HP) 출신인 황원철 디지털금융그룹장을 선임하고 130여 명의 디지털금융그룹 직원 가운데 약 25%를 외부 경력직으로 꾸렸다.

우리은행 본점 맞은 편에 있는 남산센트럴타워에 디지털금융그룹만을 위한 독립된 사무공간도 마련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금융그룹이 우리은행을 IT회사로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를 따로 전할 정도로 디지털금융그룹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원이 출시되면 손 회장은 우리은행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큰 과제로 여겨지던 전산시스템과 모바일앱 개편을 모두 마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전산시스템과 모바일뱅킹앱에 변화를 주는 일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데다 오류가 발생하면 파장이 크다. 은행장들이 임기 안에 추진하길 꺼리는 사업들로 여겨지는 이유다.  

손 회장도 2017년에 3천억 원 넘는 비용을 들여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를 도입했지만 초기에 전산오류 사태가 발생하며 곤욕을 치렀다.  

손 회장은 1월 지주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14년 동안 사용하던 전산시스템을 완전히 뒤엎는 ‘빅뱅’ 방식으로 진행한 전산시스템 교체작업이 방대하고 힘든 작업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화를 강조하는 최근 은행들 가운데서도 우리은행이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움직임을 살펴보면 은행들 가운데 우리은행이 디지털화에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은행이 외부 디지털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