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KDB산업은행이 애초 계획보다 대우건설 매각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알려져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김 사장의 마음도 바빠질 수밖에 없다.
 
[오늘Who] 김형, 대우건설 매각시기 맞춰 기업가치 높이기 마음 바빠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7일 대우건설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사장은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올해 국내에서는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해외에서는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규모가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올해 도시정비 수주시장 최대어인 동시에 앞으로 진행될 한남동 다른 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현재 대우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이 사업을 따낸다면 수익성을 넘어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현재 해외 선진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본설계 이후 진행될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도 수주를 노리고 있다.

LNG액화플랜트는 플랜트사업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EPC프로젝트를 따내면 처음으로 기본설계에 이어 EPC프로젝트까지 직접 진행하는 성과를 내게 된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경기 둔화에도 1분기 주택부문 수주가 늘어난 점이 고무적”이라며 “하반기 이후 입찰이 예상되는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 등의 수주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는 일도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김 사장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현장에서 4명의 노동자가 숨져 최근 고용노동부의 기획감독을 받았는데 감독대상 51개 현장 중 40개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안전 관련 위반사항이 지속해서 적발된다면 과태료를 물고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 악화로 이어져 국내 주요 수주전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사장은 최근 서울 을지로4가 ‘을지트윈타워’로 본사를 옮기면서도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을 거쳐 2018년 5월 대우건설 사장에 내정됐고 6월8일 대우건설 주주총회에서 사장에 선임됐다.

당시는 대우건설의 호반건설로 매각이 무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로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내실을 다지고 매물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김 사장을 선택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은 2~3년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쇄신을 한 뒤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쇄신을 이끌 수 있는 ‘판관 포청천’ 같은 사람이 사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287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47% 늘어나며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뒤 최대 실적을 올렸다.

김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실적으로 보여준 셈인데 기업가치 높이기 측면에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김 사장 취임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6천 원대에서 움직였으나 최근 4천 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주당 액면가인 5천 원보다 낮고 호반건설과 매각작업을 추진하던 2018년 2월보다도 10% 이상 떨어졌다.

산업은행은 애초 대우건설 매각을 김 사장 취임 뒤 2~3년 동안 진행하지 않을 뜻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 출범을 준비하며 올해 안으로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기업가치 확대를 향한 김 사장의 행보가 한층 빨라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가 김형 사장 취임 이후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 성과를 만들어가는 해”라며 “국내외 주요사업을 수주해 미래 일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