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신한사태’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며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다음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도전장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올해 말부터 시작될 다음 회장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위성호, '신한사태' 짐 벗고 신한금융 회장 도전 발판 마련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전 행장이 검찰의 ‘신한사태’ 및 ‘남산 3억 원 사건’ 수사에서 또 다시 무혐의처분을 받으면서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할 발판이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는 지주 회장후보에 오를 수 없다.

위 전 행장이 위증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면 재판기간에 사실상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고비를 넘긴 셈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2020년 3월까지인 만큼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1월부터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새 회장 후보군을 추릴 것으로 예상된다. 

위 전 행장은 올해 3월 신한은행장 임기가 끝날 무렵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신한사태’ 등 논란에 다시 휩싸이면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조 회장이 지난해 말 과감한 세대교체로 신한금융그룹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신한사태’와 결별을 선언한 만큼 ‘신한사태’와 계속 연루된다면 위 전 행장이 현직으로 복귀하기 어려웠다.

이번 검찰수사 결과가 위 전 행장이 현직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릴 분수령이었던 셈이다.

위 전 행장은 올해 3월 신한은행장에서 물러난 뒤 신한은행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만큼 현역 프리미엄은 잃었지만 조 회장의 연임 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위 전 행장은 신한카드 사장과 신한은행장 등 신한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를 맡아 우수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에도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조 회장과 ‘2파전’ 양상을 벌이기도 했다.

위 전 행장은 당시 최종면접에서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는데 차기를 노린 행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위 전 행장이 다음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위 전 행장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장 연임에 실패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여러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며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여지를 남겨뒀다.

위 전 행장이 각종 혐의를 벗은 만큼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군에는 무난하게 포함될 것으로 점쳐진다.

조 회장도 지난해 말 인사 직후 “이번에 퇴임하는 임원들은 나하고 연배가 같기에 선량한 경쟁자로 회장 후보군에 넣어야 한다”며 위 전 행장이 지주 회장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된 ‘신한사태’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신한금융지주 회장 경쟁은 아직 반년 여가 남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