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택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캐피탈의 장점인 기업금융 노하우에 ‘원 신한(하나의 신한)’을 더해 신한캐피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3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산은캐피탈, IBK캐피탈 등과 함께 기업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캐피탈사로 자동차 할부금융 및 신용대출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대캐피탈, KB캐피탈, 롯데캐피탈, 하나캐피탈 등과 다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허영택, 신한캐피탈 기업금융에 조용병 '원 신한' 의지 더해 성장 채비

▲ 허영택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3월 말 기준으로 신한캐피탈의 영업자산 비중을 살펴보면 기업금융 73%, 할부금융 12.2%, 리스자산 9.4% 등이다.

다른 캐피탈사들의 영업자산 가운데 할부금융 및 리스자산이 60%를 웃도는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와 올해 대다수 캐피탈사들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및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에 영향을 받아 꾸준히 순이익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신한캐피탈은 이런 수익구조 덕분에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061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년 전보다 76.7% 늘어난 순이익 452억을 거뒀다.

신한캐피탈은 2015~2016년 당시 투자했던 선박금융과 육류담보대출 부실사고 여파로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2017년부터 부실자산 리스크관리에 집중하며 회복세를 보인 뒤 2018년부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7월 신한금융그룹 GIB사업부문이 출범한 뒤 ‘원 신한(하나의 신한)’ 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더욱 힘을 얻었다.

원 신한 전략은 은행, 증권, 생명보험, 캐피탈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투자금융(IB)역량을 한데 모아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신한캐피탈은 주로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신한캐피탈은 신한금융그룹의 우수한 브랜드 가치 공유 및 사업연계 등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등을 중심으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은행부문이 취급하기 어려운 여신을 탄력적으로 취급할 수 있어 앞으로도 금융그룹 연계 기업금융은 신한캐피탈의 사업기반으로 역할하며 시장지위를 지켜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사장은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한 뒤 신한캐피탈이 지닌 기업금융 노하우 및 그룹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에서 신한캐피탈의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신한금융그룹의 투자금융 및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허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2017년 6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와 공유경제, 인공지능(AI) 등 산업구조 변화 흐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꾸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허 사장은 3월 취임사에서 “단순 대출 위주의 협업이 아니라 구조화, 유동화, 메자닌(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 지분투자 등 핵심적 역할을 통해 고객의 금융 수요를 완성하고 그룹사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그룹 협업을 강화하고 기업 혁신성장 프로젝트 투자부문에서 신한캐피탈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