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제조산업노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결의

▲ 국제제조산업노조는 21일과 22일 열린 세계중앙집행위원회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반대를 결의했다. <금속노조>

세계 제조업 노동조합의 총단결조직인 ‘국제제조산업노조’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반대했다.

국제제조산업노조가 21일과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세계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세계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에 함께 대응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27일 알렸다.

송명주 금속노조 부위원장,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이 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부당함을 전했다.

발터 산체스 국제제조산업노조 사무총장, 요르그 호프만 독일 금속노조 위원장, 게리 존스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 등이 이에 공감해 금속노조의 투쟁머리띠를 매고 피켓을 들고 연대를 결의했다.

국제제조산업노조는 결의안을 통해 “노동권리를 위태롭게 하고 글로벌 조선산업의 경쟁과 생태계를 왜곡하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제제조산업노조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으로 한국조선해양이 탄생하면 강력한 독점력이 세계 조선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데에 우려의 뜻을 보였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두 회사의 수주량을 합산하면 LNG운반선시장에서는 58.5%, 초대형 유조선시장에서는 56.6%의 수주 점유율을 보인다.

국제제조산업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재벌이 통제하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조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공정한 거래와 경쟁이 제한돼 전체 조선산업에서 노동자의 고용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협상이 노동조합을 배제한 밀실협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노동권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봤다.

국제제조산업노조는 “현대중공업은 2017년 분사 과정에서 기존에 체결한 단체협약을 인정하지 않아 노조활동과 운영을 위축시킨 전례가 있다”며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도 계획서를 적절하게 사전통지하지 않았고 노조와 의미있는 협의를 진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국제제조산업노조는 금속, 화학 등 제조산업에 종사하는 세계 140여개 나라 5천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포괄하는 세계 노동조합의 연합기구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