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장위6구역에 이어 고척4구역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까?

김 사장은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매각을 앞당길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도시정비사업에서 상승세를 이어가 매물로서 대우건설의 매력을 높여야 한다.
 
[오늘Who] 김형, 고척4구역에서 대우건설 도시정비 수주 이어갈까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이 최근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2곳이 최종 응찰해 2파전으로 수주전이 치러진다.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 148 일원을 지하4층~지상25층 규모의 공동주택 10개동 983가구의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1800억 원에 이른다.

사업비가 1조 원대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장은 아니지만 김 사장에게는 놓칠 수 없는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애초 계획보다 1년가량 앞당겨 올해 안으로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7월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지분 50.1%를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이 마무리되면 매각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때 수주 한건 한건이 아쉬울 수 있다.

고척4구역은 대우건설의 도시정비사업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사장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고척4구역은 김 사장이 3월 대우건설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뒤 서울 장위6구역에 이어 2번째로 도전장을 던진 사업장이다.

김 사장은 2018년 6월 대우건설 대표에 올랐는데 올해 4월 서울 장위6구역에서 롯데건설을 꺾고 취임 뒤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일감을 따냈다.

현재 대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1조5천억 원 규모의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 사장이 고척4구역을 따낸다면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잇달아 10대 건설사를 꺾은 여세를 몰아갈 수 있지만 만약 고배를 마신다면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푸르지오 브랜드를 리뉴얼한 기세가 꺽일 수밖에 없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건설사가 사전에 얼마나 공을 들였느냐도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대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보다 오랜 시간 고척4구역 사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고척4구역 인근에 고척파크푸르지오를 두고 있어 조합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도 상대적으로 친숙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시공능력뿐 아니라 시공사로 선정된 뒤 인허가 등을 순조롭게 진행해 조합과 갈등 없이 착공까지 성사하는 능력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대우건설은 이런 측면에서 현대엔지니어링보다 월등히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오늘Who] 김형, 고척4구역에서 대우건설 도시정비 수주 이어갈까

▲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현대엔지니어링은 3월 말 김창학 대표이사 사장체제가 출범한 뒤 고척4구역에서 처음으로 10대 건설사와 경쟁하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김 사장체제 출범 뒤 투르크메니스탄, 러시아, 폴란드 등 플랜트사업에서 잇따라 굵직한 성과를 내며 해외사업에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위한 이주비 지원 강화, 다양한 특화설계, 경쟁사보다 높은 신용등급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공격적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대우건설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조합에 100억 원 이상의 이자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며 “조합의 이익을 높이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앞으로 합동설명회 등을 거친 뒤 6월29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