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정기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2016년 6월 금호산업 대표이사에 오른 뒤부터 매분기 실적 발표 때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며 사업실적을 알리는 데 힘써왔는데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변수가 얹어진 만큼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서재환, 아시아나항공 떠난 금호산업의 기업가치 키우기 무겁다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


15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1분기 기업설명회는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16일, 20일, 21일 모두 3차례에 걸쳐 개최된다.

이번 기업설명회는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뒤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평소보다 금호그룹 차원이 아닌 개별 기업으로서 가치 홍보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구체적 매각방안은 물론 인수후보도 쉽사리 점칠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발생 가능한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금호산업 자체의 기초체력이 단단함을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4월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됐을 때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계열사 리스크를 해소하고 대규모 현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호산업이 최대 75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표 당시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나왔다.

하지만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정부 등 여러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 비중 등 구체적 매각방안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이 인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애초 방침이었던 일괄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가능성도 떠오른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서울, 에어부산과 분리매각되면 시너지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매각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금호산업이 확보할 현금이 줄어들 수 있다.

금호산업은 그룹에 얼마 남지 않은 수익성 높은 계열사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어 갈 책임이 무겁다. 향후 그룹 재건을 위한 역할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있다.

서재환 사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다음 날인 3월29일 금호산업 주주총회에서 “2019년 금호산업은 혼연일체의 자세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해 강한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부담이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2015년 말 이후 대표이사에 올라 누적 수주잔고를 해마다 꾸준히 늘려왔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1.4%에서 2018년 3.1% 수준으로 2배 이상 끌어올렸다.

금호산업은 1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3113억8900만 원, 영업이익 67억6100만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1분기보다 매출은 10.74%, 영업이익은 23.62% 늘어났다.

금호산업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기조 등에 힘입어 2019년 실적 전망도 밝은 만큼 이번 기업설명회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장점을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가능성도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 이번 매각은 구주 매각과 신주 인수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높이 평가받을수록 금호산업에 유리해진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번 기업설명회는 분기마다 진행해온 실적발표와 기업소개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4월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한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떠올랐다.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실사와 시장 파악을 거친 뒤 9월 인수의향서 접수를 시작하고 올해 12월 말까지 매매계약 체결을 마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