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정용 로봇을 내놓는다.

하지만 ‘로봇’이라는 이름과 달리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기능이 비슷해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반려로봇 '클로이'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차별 갈 길 멀어

▲ LG전자가 내놓은 가정용 로봇 '클로이' 이미지.< LG전자 >


13일 LG전자에 따르면 인공지능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가 16일 출시된다.

LG 클로이는 작은 눈사람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전면에 탑재된 5인치 디스플레이가 클로이의 얼굴 역할을 하고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가 탑재돼 두뇌 역할을 맡는다.

클로이는 LG전자가 2017년 로봇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첫 결과물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로봇사업을 LG전자의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 최대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Robostar)를 인수했고 네이버를 비롯한 외부 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도 로봇 개발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9’에서 “로봇사업은 2~3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며 자신감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과 달리 LG전자의 첫 가정용 로봇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LG전자는 클로이를 ‘감성적으로 교감하는 반려로봇’이라며 출시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클로이는 부르면 소리 나는 쪽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디스플레이 화면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눈을 찡그리는 등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동작만 가능하며 아직 입력된 명령어만 수행할 수 있어 질문과 답변이 제한적이다.

기존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클로이 사이의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LG전자는 클로이에 ‘아들과딸 북클럽’과 제휴해 아동용 도서 콘텐츠를 담았으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전자기기 제어, 정보 검색, 질문 답변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은 이동통신사가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에서도 제공된다.

LG전자는 앞으로 ‘감성적으로 교감하는 반려로봇’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호 작용 기능을 강화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클로이가 ‘로봇’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스피커와 차별화한 특징을 제시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LG 클로이는 가정용 ‘로봇’으로 출시된 만큼 로봇으로서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며 “확장성을 통해 이후 개발되는 로봇들과 연동이 가능하고 LG전자가 지속적으로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