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요청하기 위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았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나 원내대표를 만나 “5월에 추경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정부에게 추경이 정말 중요한 만큼 나 원내대표가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홍남기의 추경 협조 요청 받고 나경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9일 방송 대담을 보니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이런 정책 기조를 지키면서 추경을 다시 하는 일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80조 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을 썼지만 고용상황이 좋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정책 기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봤다.

홍 부총리는 “한국경제만 어려운 게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다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런 여파가 국내에도 미치는 중이고 고용은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경기의 하강 위험에도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면 추경을 빠르게 심의해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글로벌 리스크나 구조적 문제를 이유로 들지만 미국과 중국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좋았는데 우리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며 “설비투자금액 등을 따져보면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홍 부총리가 소신있게 정책 기조를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