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들이 유니폼 벗고 넥타이 푼다, 자율복장 바람 거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4월29일 열린 KB국민은행과 타운홀미팅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은행에서 여직원 유니폼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남직원들도 넥타이를 풀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부터 KB국민은행에서 여성직원 유니폼이 전면 폐지됐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해 8월부터 대리 직급 이하 여성직원들에게 유니폼과 자율복장 가운데 선택하도록 한 데 이어 유니폼이 전국 영업점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KB국민은행이 여성직원 유니폼을 없앤 이유는 은행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남녀와 직급을 차별하는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다.

그동안 은행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단정한 유니폼이 필요하다고 얘기해 왔다. 일부 직원들도 옷을 사거나 뭘 입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유니폼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 그것도 직급이 낮은 여성직원만 유니폼 착용이 의무적이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관행으로 여겨졌다. 유니폼 자체가 직급과 성별에 따른 차별을 조장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은행에서 사원, 계장, 대리급 여성직원은 유니폼을 입지만 과장 이상 관리직 여성직원은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남성은 직급이 낮더라도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고객들이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을 무시하는 일도 많았다. KB국민은행에서 지난해부터 자율복장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고객이 여성직원을 무시하던 일들이 크게 줄어 직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KDB산업은행도 일부 여성직원에게만 적용되던 유니폼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산업은행의 유니폼 폐지는 국책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은 여성직원 유니폼을 고수하고 있다.

남성직원의 ‘노타이(No-Tie)’도 확산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4월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본점 및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연중 상시적으로 노타이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금요일 등에만 노타이를 허용했다.

하나은행 본점 및 영업점 직원은 본인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노타이 근무가 가능하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9월부터 계절과 상관없이 노타이를 허용했다. 비슷한 시기 우리은행도 본점 일부 직원들만 가능했던 노타이를 모든 직원으로 확대했다.

BNK경남은행도 최근 노타이 바람에 동참했다. 설문조사 결과 남자직원 79.9%가 노타이 근무에 찬성해 남자직원들은 대외 행사와 거래처 방문 등 외부활동을 제외하고는 셔츠만 입고 업무를 봐도 된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도 넥타이를 점차 풀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을 비롯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은 외부행사에는 넥타이를 착용하지만 평소에는 노타이 차림을 선호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