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코레일 안전 외친 그곳에서 KTX 탈선사고 일어나 '한숨'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6일 경기도 고양차량기지를 방문해 구조적 안전대책 수립을 지시하고 있다. <철도공사>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악재에 직면했다.

KTX 탈선사고가 발생하면서 철도안전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약속이 머쓱해졌다.

손 사장은 16일 KTX 탈선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KTX차량기지를 방문해 사고현장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손 사장은 "강릉역 사고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한번 탈선사고가 발생하여 국민들의 우려와 질책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고경영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차량기지 안에서 점검을 위해 이동하던 20량짜리 KTX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발생한 고양 KTX차량기지는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인 3월27일 손 사장이 취임식을 연 곳이다.

손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철도안전을 내걸고 이후 적극적으로 안전 강화 행보를 보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터지면서 적지 않은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전임자인 오영식 전 사장이 강릉선 KTX사고의 책임을 지고 취임 1년도 안 돼 물러났기 때문에 손 사장은 안전 강화에 더욱 힘을 쏟아 왔다.

손 사장이 취임식을 차량기지에서 연 것부터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철도 안전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취임사에서도 “안전한 철도에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취임식 직후 차량기지 현장에서 KTX 정비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또 강릉역, 오송역 등 최근 사고가 발생한 현장들을 직접 방문해 안전을 점검했다.

사장 취임 초기에는 조직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다. 더욱이 손 사장이 특별히 안전을 챙기고 나선 만큼 더더욱 사고 발생을 막아야 하는데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의 충격이 더 크다.

철도공사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기관사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기관사가 신호를 잘못 인식해 궤도에서 이탈했다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기관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천만다행인 점은 이번 사고의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정비기지 안에서 점검을 위해 이동중이었기에 승객이 탑승하지 않았다. 차량기지 내 사고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지 않은 점도 불행 중 다행이다.

이번 사고로 손 사장은 안전경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가능성이 크다. 이제까지 해온 것처럼 단순히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사고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고가 직원들의 기강해이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철저히 사고원인을 조사한 후 책임자를 엄단할 것”이라며 “자칫 해이해지기 위한 안전의식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승객이 없는 차량정비기지 안이라고 안전관리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원점에서 검토해 구조적 개선대책을 수립할 것도 지시했다.

손 사장은 취임식 때 “안전한 철도를 만들기 위해 종합적 안전혁신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안전혁신대책 역시 이번 사고의 영향으로 한층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