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자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GS건설이 중장기적으로 회사 비전을 좀 더 구체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꿈을 지닌 회사가 돼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조언을 가슴에 깊이 새겨 담고 꼭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애초 준비돼 주주들에게 배포된 원고에 없던 말이었다.
 
[오늘Who] 임병용, GS건설 신사업으로 모듈러주택 스마트팜 꼽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임 사장은 준비한 원고에서도 “단순시공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겠다”며 ‘신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육성’을 ‘기존 사업 경쟁력 지속’, ‘투명한 기업 이미지 구축’과 함께 3대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임 사장은 2013년부터 GS건설을 이끌고 있는데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를 2022년 3월까지 3년 연장한 만큼 앞으로 신사업 육성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주주들 앞에서 강하게 보인 셈이다.

임 사장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일은 GS건설 실적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GS건설 신사업은 현재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이자 GS건설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는 허윤홍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신사업 성과는 허 부사장의 경영능력 평가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GS건설은 현재 모듈러주택사업을 핵심 신사업으로 육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듈러주택은 주택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해 짓는 조립식 주택으로 공장에서 주택을 제조하는 만큼 원가 변동성을 줄이고 공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투자를 통해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관련 사업을 하는 미국 스타트업체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가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를 운영할 만큼 가능성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현재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정부의 도시재생과 스마트시티사업 등에서 적극 활용되며 빠르게 시장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가 21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주택 발주시장 규모는 2020년 1조2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5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4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앞으로 건설산업의 혁신은 모듈러 건축공법에서 탄생할 것”이라며 “GS건설은 현재 신사업으로 모듈러주택사업을 검토하고 있는데 앞으로 베트남 등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GS건설의 모듈러주택사업은 현재 허윤홍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추진실에서 직접 담당하고 있다. 성장성이 밝은 만큼 임 사장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모듈러주택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오늘Who] 임병용, GS건설 신사업으로 모듈러주택 스마트팜 꼽다

▲ 허윤홍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


스마트팜도 GS건설의 주요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스마트팜은 농업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을 뜻한다.

GS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의 사업목적에 ‘스마트팜 설치 및 운영’ 항목을 새롭게 더하는 ‘정관의 변경’ 안건을 의결하면서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스마트팜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스마트팜은 중동 등 농업환경이 좋지 않는 나라에서 대안기술로 각광 받는 데 문재인 정부도 8대 혁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어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팜사업은 현재 GS건설 전력부문에서 영농형 태양광사업과 연계해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주택과 스마트팜 등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여러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아직 사업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모듈러주택과 스마트팜 이외에도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신사업 발굴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육성해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겠다”며 “과감한 투자와 기획·운영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확보해 신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