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술사 현대카드, 이번엔 본업에 충실했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페이스북에 가장 먼저 공개한 코스트코 현대카드의 TV광고 문구다.
 
[오늘Who] 정태영, 코스트코 등에 업고 현대카드 '본업'에 돌아오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이 한마디에 정 부회장과 현대카드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이 그대로 담겨있다.

내한술사는 그동안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의 한국 공연을 성사하며 문화 마케팅에서 큰 성과를 이뤄 정 부회장과 현대카드에 별명처럼 붙게 된 단어다.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말에는 ‘좋은 카드’를 선보이며 카드시장에서 정면승부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이 코스트코 현대카드로 반전을 노린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5월24일부터 전국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와 현금 결제만 가능해지면서 현대카드가 일찌감치 대대적 홍보를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코스트코의 새 결제카드로 선정됐다.

무려 18년 동안이나 계약을 맺어온 삼성카드를 밀어내고 계약을 따냈다. 5월24일부터 10년 동안 코스트코에서는 현대카드나 현금만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안팎으로 들뜬 분위기다.

현대카드는 이미 2월 코스트코 전용카드인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와 ‘코스트코 리워드 비즈니스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전국 코스트코 15개 매장 인근에 코스트코 현대카드 지점도 열어 카드를 신청받고 있으며 여러 채널을 통해 광고도 선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의 페이스북에서도 설렘이 그대로 느껴진다.

정 부회장은 카드 출시 사실과 상세한 혜택, 디자인 콘셉트, 발급 방법, 광고 등을 하루가 멀다 하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이번 코스트코 현대카드는 계약부터 시작해 디자인, 혜택, 광고까지 정 부회장의 손길이 닿아 있다.

정 부회장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파격적 수준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한 의지를 품고 코스트코 유치를 진두지휘했다.

코스트코 전용카드의 디자인도 정 부회장이 20년 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직접 발급받아 사용한 코스트코 회원카드를 재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계약사실을 공개하며 그의 옛 코스트코 회원카드를 페이스북에 직접 올리기도 했다.

코스트코의 연간 신용카드 결제액은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트코 회원 수도 190만 명에 이른다.

코스트코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코스트코 때문에 현대카드를 발급받는 회원들까지 더하면 현대카드로선 단번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등 카드업계에 불리한 정책들을 쏟아내며 카드사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카드는 기존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제휴카드(코스트코에서 결제하면 1%, 기타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0.5% 적립)보다 혜택도 끌어올렸다.

이미 여러 커뮤니티에는 코스트코 때문에 현대카드를 발급받았다는 이른바 ‘인증사진’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다만 현대카드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매우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전산 시스템 개발, 마케팅비용 등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찌됐든 코스트코 현대카드가 정 부회장에게는 쉽게 찾아오기 어려운 기회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정 부회장 앞에는 이 기회를 잘 살릴 길만 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