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뚝심 있게 추진한 신한금융그룹의 체질 개선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은 임기 만료까지 1년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하나의 신한(One Shinhan)’ 깃발 아래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조용병, '하나의 신한' 뚝심있는 체질개선 고삐 더 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이 2017년 3월 취임한 뒤 비은행부문 강화 및 시너지 확보를 목표로 추진한 그룹 체질 개선작업이 2년여 만에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3조1567억 원을 거둬 KB금융지주를 제치고 1년 만에 1등 금융그룹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았다.

최근 규제 변화 및 국내외 경기 둔화 등으로 금융업 전반의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이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각 업권에서 입지를 더욱 다져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덩치가 큰 주력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43.2%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1등 그룹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던 요인이다.

조 회장은 취임한 뒤 받아든 첫 성적표에서 KB금융지주에 순이익 3940억 원 차이로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내줬지만 단기적으로 격차를 좁히기보다는 그룹의 중장기적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

2020년까지 모든 계열사를 각 업권 1등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내걸고 그룹 시너지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여왔는데 그 성과가 2년 만에 나타난 셈이다.

조 회장이 도입한 그룹 매트릭스조직도 안착하면서 글로벌 수익과 투자금융 수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 해외부문 순이익은 1년 전보다 37% 늘어났고 그룹의 GIB(투자금융)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58.1%, PWM(자산관리)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10%씩 각각 증가했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유기적으로 판매채널을 공유하면서 상품을 활발하게 상호 판매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계열사 사이 수익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그룹 사업부문 및 그룹 계열사 사이 교차판매율은 39.7%로 나타났다. 교차판매는 금융회사가 자체 개발한 상품뿐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가 개발한 상품까지 판매하는 방식이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직, 채널, 인력, 상품, 서비스 등 모든 것을 ‘하나의 신한(One Shinhan)’ 관점에서 통합해 그룹 전체가 하나의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아가야 한다”며 “지난해에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과 GIB(투자금융), WM(자산관리), GMS(투자자산운용) 등 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시너지를 더욱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각 계열사가 업계 선두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먼 만큼 고삐를 늦추기엔 이르다.

KB금융지주 실적이 지난해 희망퇴직 등 일회적 비용 때문에 주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등 금융그룹’ 지위도 안전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은 롯데캐피탈 인수전에서는 발을 뺏다.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롯데캐피탈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시장에서 ‘오버페이’는 없다는 신한금융지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조 회장은 올해 오렌지라이프 완전 자회사 편입과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 안정 속 체질 개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7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올해 과제들을 실행할 실탄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단기 성과도 내면서 중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며 “꾸준한 이익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인수하고 베트남에서 소비자 금융회사(PVFC)를 인수해 사업 플랫폼을 넓혀가는 신한금융지주의 성장전략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