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회사,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손 회장은 매물로 나온 회사들을 추리며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의 '우리금융지주 인수명단'에 어떤 금융사 올랐나 시선집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25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손 회장은 상반기 안에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매물로 하이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DGB금융지주에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다.

DGB금융지주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DGB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의 사업영역이 겹쳐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회계자문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하는 등 구체적 움직임도 보여주고 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소속된 회사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창업자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사기와 횡령죄로 투옥된 뒤부터 중국 정부의 관리를 받으며 그룹 규모를 줄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그룹이 들고 있는 중국 금융회사의 지분은 물론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등 국내 금융회사 지분도 매각하기를 원하고 있다. 

손 회장이 하이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등 세 회사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500억~6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세 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하이자산운용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장부가액 490억 원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손 회장이 자산운용사 인수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한다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자산운용사를 제외한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회사에서는 손 회장이 인수할 회사가 추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7년 7월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지분율 74.04%)가 조성한 31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에 1천억 원을 출자하며 펀드 만기 시점인 2019년 7월 아주캐피탈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아주캐피탈은 2016년부터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데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면 조달금리 인하 등으로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부동산신탁회사로는 국제자산신탁이 꼽힌다.

국제자산신탁은 신한은행이 인수한 아시아신탁과 비슷한 규모로 우리은행이 6.54%의 지분을 들고 있다. 

국제자사신탁 지분 100%의 가치는 2100억~2300억 원 수준으로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50%+1주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상반기 안에 마칠 계획을 세운 만큼 자산운용사 인수를 마친 뒤 부동산신탁회사 인수를 하반기로 미룰 수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다양한 인수합병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추진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