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아랍에미리트연방(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과 한병도 이라크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이 앞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이라크에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사업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청와대와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 특보와 한 특보가 위촉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수주전과 사업에 관련된 ‘세일즈 외교’가 꼽히고 있다.
 
임종석 한병도 '중동 세일즈 외교'에 한수원과 건설사 기대 보여

임종석 아랍에미리트연방(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왼쪽)과 한병도 이라크 특임 외교특별보좌관.


임 특보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아랍에미리트의 최고위 인사들과 쌓은 친분을 활용해 아랍에미리트 대상의 세일즈 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특보는 2017년 1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를 찾아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나 두 나라의 관계 호전을 끌어냈다. 칼둔 행정청장이 2018년 1월과 11월에 한국을 각각 찾았을 때마다 별도로 만나 모하메드 왕세제의 방한 등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2018년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만났을 때 두 나라의 관계 발전에 어려움이 생기면 임 특보와 칼둔 행정청장이 협의한다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21일 브리핑에서 “임 특보는 아랍에미리트와 돈독한 우호관계를 쌓아왔다”며 “앞으로 아랍에미리트에 관련된 여러 정치경제적 현안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원전과 건설에서 국내 기업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나라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아랍에미리트를 찾는 등 정부에서도 국내 기업의 수주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전KPS 컨소시엄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의 장기 정비계약(LTMA)을 놓고 영국 두산밥콕, 미국 얼라이드파워 등과 경쟁하고 있다. 바라카 원전의 장기 정비계약은 2조~3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2018년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가장 많은 건설시장이다. 최근 발주된 35억 달러 규모의 ‘루와이스 가솔린과 아로마틱스(GAP)’ 기술입찰 프로젝트에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는 등 앞으로도 대규모 수주전이 예정돼 있다. 

한병도 특보는 압델 아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친분을 토대로 국내 기업들의 이라크 수주를 돕는 세일즈 외교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보가 되자마자 27~31일 이라크를 방문하는 특사단에 합류해 현대건설과 한화건설 등의 현지 진출 문제를 이라크 정부와 협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때마침 같은 시기에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도 이라크에 출장을 간다.

한 특보는 2009년 한국-이라크 우호재단의 설립에 참여해 이사장으로 일하면서 이라크의 고위 인사들과 교류해 왔다. 마흐디 총리가 2013년 한국을 찾았을 때 일정을 함께 수행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라크 건설시장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25억 달러 규모로 진행되는 유정 물 공급시설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한화건설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라크 비즈마야 신도시의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추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2018년 들어 전후 재건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라크 정부의 재건사업에 전체 2700억 달러(약 305조 원)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