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퀸의 노래 제목으로 더 유명하지만 영어숙어로  어떤 시련과 좌절, 난관이 있더라도 이를 넘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2019년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는다. ‘함께 잘 사는’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놓은 경제정책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해다.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긴장감도 어느 때보다 크다. 주요 기업이 마주한 새해 현안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1]공정경제와 혁신성장
 [2]3~4세 경영, 세대교체
 [3]성장, 사업재편
 [4]상생과 투명경영
 [5]경쟁, 지배구조
 
[신년기획] 손태승,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 전략 어떻게 짤까

손태승 우리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2019년 새로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에 어떤 성장엔진을 얹혀 기존 금융지주들에게 도전장을 낼까? 

정통의 은행업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에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들이 모두 비은행부문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어 손 회장은 대형 인수합병으로 이들에 맞불을 놓기보다는 부동산신탁회사 등 비교적 덩치가 작은 금융회사부터 인수하며 우리금융지주의 사업구조 다각화를 이루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올해 증권사나 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 

손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지주의 자본 확충에 힘을 기울여야 해 대형 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이 어렵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첫 해인 올해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 

표준등급법이 적용된 우리금융지주의 자기자본비율은 1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기자본비율 10.5% 이하인 금융회사에 자본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손 회장은 자기자본비율 평가에서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과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덩치가 큰 금융회사인 보험사나 증권사를 단번에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게다가 보험사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계속 쌓아야 해 앞으로 발생할 부담도 큰 편이다. 

손 회장은 3일 ‘2019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합병에 관심이 없다”며 특히 롯데손해보험 등 보험사 인수에는 명확히 선을 긋기도 했다. 

증권사는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대형급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해야 할 것으로 보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규모가 작지만 수익구조가 탄탄한 부동산신탁회사를 올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지난해 11월 부동산신탁회사 예비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회사를 키우는 것보다 인수를 통해 단번에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일 것”이라며 “손 회장이 부동산신탁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손 회장이 여러 차례 “부동산신탁회사나 자산운용사부터 인수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손 회장이 부동산신탁회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5대 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경쟁은 부동산신탁업에서 가장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이미 업계에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신탁업에 뛰어들었고 NH농협금융지주도 부동산신탁회사 인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회사는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인수가 가능하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