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이 넥슨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3일 게임업계와 투자은행업계는 김 회장의 NXC 지분 매각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김정주의 넥슨 지분가치 10조, 중국에 넘어가나 게임업계 촉각

김정주 넥슨(NXC) 대표이사 회장.


넥슨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했는데 시가총액이 2일 종가 기준으로 1조2626억 엔, 우리 돈으로 13조 원에 이른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이 가운데 47.98%, 6조 원 규모의 넥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NXC가 따로 보유한 회사의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등을 고려하면 전체 매각금액이 10조 원을 웃돈다는 것이다.

넥슨은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주회사 NXC가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로 있고 넥슨이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들고 있다. 그리고 넥슨코리아가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등 계열사를 지배한다.

이날 한 경제매체는 김 회장이 그와 그의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NXC 지분 98.64% 전부를 매물로 내놓고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매각금액의 규모가 큰 만큼 중국 게임회사 텐센트, 미국 게임회사 EA 등이 넥슨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텐센트는 넥슨의 인기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서비스하고 있고 자금력도 보유하고 있다.

넥슨을 해외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을 놓고 게임업계에서 우려도 나온다.

국내 대형 게임회사인 넥슨이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국내 게임산업의 주도권이 해외기업에 넘어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 등 중국 대형 게임회사들이 이미 국내 게임회사들의 지분을 많이 사들이고 있고 중국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 진입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넥슨은 한국 게임산업에서 업계 3위 안에 드는 대형 게임회사일뿐 아니라 PC온라인게임시장 자체를 개척해온 회사로 그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게임회사 가운데는 카카오를 모회사로 지닌 카카오게임즈나 넷마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게임업계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1994년 한국에서 게임회사 넥슨을 세웠다. 

넥슨은 1996년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2001년 ‘크레이지 아케이드 BMB’, 2003년 ‘메이플 스토리’, 2004년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의 PC온라인게임을 내놓으며 한국 게임산업을 선도해왔다.

2008년에는 ‘던전앤파이터’ 개발회사 네오플을 인수하고 2010년 ‘서든어택’을 개발한 넥슨지티를 인수하는 등 여러 게임회사들과 인수합병을 거쳐 더욱 규모를 키웠다.

2011년에는 넥슨 이름을 넥슨코리아로 변경하고 2002년 일본에 설립한 넥슨 일본 법인을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시장에 상장했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게임회사인 넥슨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상장한 이유를 놓고 “넥슨이 글로벌 게임회사로 커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는데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시 게임산업이 발전했던 일본에서 상장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슨은 실제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넥슨은 2017년 기준 매출 2349억 엔(2조4천억 원), 영업이익 905억 엔(9125억 원)을 냈다. 매출 분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49.1%, 한국 34.3%, 일본 7.3%, 북미 4%, 유럽 및 기타 5.4% 수준이다.

넥슨은 2019년 대형 모바일게임 ‘트라하’를 비롯해 PC온라인게임 ‘어센던트 원’ 등 새 작품들을 출시하는 한편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한 ‘바람의 나라’와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등 PC온라인게임들을 모바일게임으로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