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시무식 첫 주재, "생각과 일하는 방식 혁신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2019년도 현대차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생각과 일하는 방식 등 모든 부문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그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현대차그룹 시무식’을 주재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사업 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강화 △경영·조직 시스템 혁신 등을 강조했다. 2019년을 현대차그룹 새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하여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래 분야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저부터 임직원 여러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도전적 실행을 실천하겠다”며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 달라고도 당부했다.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혁신적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서 고객에게서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께서 시무식에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품질’ ‘안전’ ‘환경’과 같은 근원적 요소를 놓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는 태도로 완벽함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올해 공고히 다지기로 했다.

그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에 기반해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하여 수익성을 확대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것”이라며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 군살을 제거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별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자적 생존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안에 전 세계 권역본부 설립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권역본부를 중심으로 고객 지향적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려 실적을 회복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외에 13개의 신차를 출시해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의 사업을 이른 시일에 정상화하고 인도 등 신흥시장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등은 쏘나타와 K5, G80 등 대표 차종들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텔루라이드 등 새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도 4종 출시해 전 세계적 SUV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 미래 대응력 강화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성)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서의 현대차그룹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모든 친환경차 모델의 라인업을 강화해 2025년에는 모두 44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친환경차를 연간 167만 대 판매해 ‘클린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코나HEV, 쏘나타HEV, 쏘울EV를 새롭게 출시하고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HEV·PHEV·EV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수소전기차에는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해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2021년에 국내에서 자율주행 친환경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선도기업과 활발하게 제휴해 혁신성과 안전성을 모두 지닌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룹의 역량을 융합해 독자적 모빌리티 서비스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여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사업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공유경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혁신을 가속화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영과 조직 시스템 혁신

정 수석부회장은 이런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선진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연한 기업 문화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주가치와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도 마무리하고 협력기업과의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정 수석부회장은 “실패를 회피하고 비난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며 “비효율적 업무는 과감하게 제거해 더욱 가치 있는 업무에 임직원의 시간과 역량을 집중하는 스마트한 업무 방식을 일상화하고 리더들이 솔선수범해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실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사업뿐 아니라 부품과 철강, 건설, 금융·서비스부문의 경쟁력 확보도 당부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부품부문은 그룹의 테크(기술) 리더로서 핵심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철강부분은 첨단 소재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며 “건설부문은 설계와 엔지니어링 역량 등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서비스부문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