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2분기부터 2018년 1분기까지 네 분기 연속 KB금융지주에게 순이익 기준으로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내줬다.
분기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 차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2분기 981억 원, 3분기 802억 원, 4분기 3427억 원, 올해 1분기 1107억 원이다.
신한금융지주도 비은행계열사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KB금융지주가 여전히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14년 취임한 뒤 현대증권과 KB손해보험, KB캐피탈을 잇달아 KB금융그룹 품으로 넣었던 전략이 순이익 증가라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면서 KB금융그룹이 ‘1등 금융그룹’ 지위를 굳건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취임한 뒤 1년여 동안 글로벌사업 확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 비은행부문 강화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공을 들여 기반을 다져왔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글로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돋보였다.
조 회장이 취임한 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2017년에 각각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부문(500억 원)과 푸르덴셜금융그룹의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인 ‘푸르덴셜소비자금융’(1600억 원)을 인수했다.
다만 최근 동남아시아 금융회사들의 몸값이 빠르게 뛰면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필리핀 이스트웨스트은행 지분 인수와 인도네시아 소비자금융회사인 ‘PT BFI 파이낸스 인도네시아' 지분 인수를 각각 추진했지만 가격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둘 다 무산됐다.
국내 금융회사의 성공적 해외진출 사례로 꼽히는 신한베트남은행을 앞세워 베트남에서는 해외사업 확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지만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의치 않다.
국내 인수합병시장에서도 ING생명의 인수후보자로 신한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꼽히지만 인수가격과 미래 가치 등을 놓고 매각측과 의견 차이가 커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지난해부터 아마존과 손잡고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힘 써온 만큼 새 서비스의 윤곽도 올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클라우드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가상 공간에서 신한금융의 다양한 신상품에 디지털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모든 계열사에 만들었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디지털기술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주요 거점에서 제공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클라우드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본부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화인데 일일이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가면서 해외에서 디지털 전략을 펼치기 어렵다”며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대규모 인프라를 만들지 않고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고객이 원하는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한 토대를 닦아왔다”며 “성장 전략의 윤곽은 어느정도 그려진 만큼 임기 2년차를 맞이해 1등 금융그룹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