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집무 시간에 핸드폰을 보고 있다. <뉴시스> |
인공지능이 공직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한 사례도 언급됐다.
2일 블룸버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미나이 답변을 다룬 논평을 내고 “이번 사건은 지도자의 판단력을 기계에 얼마나 위임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21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제미나이에 물어봤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여부 답변을 게시했다.
이 대통령은 제미나이 답변을 인용해 “공소청장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라는 주장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별도 게시글에서 산림청장과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다른 외청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한다며 중수청장과 공소청장 역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의 지휘를 받는 외청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이 대통령이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 논란과 관련한 법적 근거와 당위성을 피력하기 위해 제미나이의 답변 내용을 인용한 선택이 정치적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블룸버그는 정부가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하는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공직자가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부인하는 상황을 더 의심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 활용 사실을 공개한 점은 다른 지도자들과 비교해 투명한 태도로 꼽혔다.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보급률도 높은 만큼 대통령의 인공지능 사용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블룸버그는 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9월28일 펴낸 세계 인공지능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의 인공지능 보급률은 40.6%로 올해 1분기보다 3.5%포인트 증가해 상위 25개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인공지능 활용 사실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 스스로 기계가 자신의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면 공개만으로 그 영향력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판단에 인공지능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치 오류처럼 명백한 사실과 달리 판단의 영역에서는 단일한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아 어떤 선택을 해도 결과물이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사후에 검토하더라도 인공지능의 영향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어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고 대안 선택지를 제시하게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지만 모두 쉬운 해법은 아니라고 지적됐다.
블룸버그는 “일부 연구자는 의사결정 권한이 기계에 점진적으로 넘어가는 현상을 ‘권한 상실’이라고 부른다”며 “자율성이 서서히 침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제미나이 인용을 둔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10월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 법률을 몰라서가 아니라 국무회의 배석을 반대하는 주장이 얼마나 논리와 사실에 맞지 않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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