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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이어 일본서도 ESS 확대 노려, 중국산 배터리 보안 미인증 틈 파고든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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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 이어 일본서도 ESS 확대 노려, 중국산 배터리 보안 미인증 틈 파고든다
▲ 관람객이 3월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 삼성SDI의 ESS 제품 SBB 2.0을 살펴보고 있다. < 삼성SDI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로 일본 전력기기 의무 보안 인증을 획득해 현지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SDI는 지금껏 일본 ESS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 배터리 업체가 전력기기 보안 인증을 받지 못한 틈을 파고 든다는 것이다. 다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아직 일본 보안 인증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SDI는 일본 현지 업체보다 좋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삼성SDI는 자사 ESS 제품 SBB 1.0으로 일본 보안 인증인 JC-STAR를 지난해 10월17일 확보한 뒤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BB는 20ft(약 6m) 규격 컨테이너에 배터리와 안전, 공조 장치를 통합 설치해 전력망에 연결하면 바로 ESS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력기기 의무 보안 인증을 바탕으로 삼성SDI는 2030년 현지 ESS 용량 기준 판매량을 올해 전망치의 10배인 2기가와트시(GWh)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4월부터 통신 기능을 갖춘 제품을 대상으로 보안 인증인 JC-STAR를 의무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ESS는 원격 감시·제어 등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위한 통신 기능이 필수로 쓰인다. JC-STAR 인증 대상에 해당하는데 삼성SDI가 이를 획득한 점을 발판으로 현지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ESS 시장을 주도했던 화웨이와 선그로우, BYD 등 중국 배터리사는 JC-STAR 인증을 받지 않았다. 

중국 제품의 미인증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놓고 닛케이아시아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제품이 배제됐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실제 국가안보 인프라인 전력망에서 중국산 ESS 배터리를 퇴출하려는 시도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26일 국가 전력망 보호를 위해 일부 외국산 전력 장비의 유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AFP통신은 미국 안보 당국자들이 수년 동안 중국산 전력 부품 확대를 우려했다며 해당 행정명령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놨다. 

일본에서 중국 업체가 내년 4월까지 JC-STAR 인증을 받지 못하면 삼성SDI를 비롯해 인증을 획득한 업체가 반사 이익을 누릴 공산이 크다. 

대만 배터리 업체로 JC-STAR 인증을 받은 콜드일렉트렉의 필 첸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중국 제조사가 인증받지 못해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행정법인인 정보처리추진기구(IPA)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미국과 대만 등 국가의 50여 곳 업체가 JC-STAR 인증을 받았다. 

한국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아직 일본의 보안 인증을 확보하지 않았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한국의 다른 배터리 업체도 해당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 미국 이어 일본서도 ESS 확대 노려, 중국산 배터리 보안 미인증 틈 파고든다
▲ 관람객들이 2024년 3월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에너지 박람회장에서 중국 선그로우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선그로우>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세계 전력 소비 증가에 맞춰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ESS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운영하는 합작공장 일부 설비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뉴칼라일에 건설 중인 단독 공장에서도 ESS용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 

삼성SDI는 지난 3월16일 미국 에너지 전문업체에 1조5천억 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성과도 냈는데 일본에서도 보안 인증을 계기로 추가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와 전력 수급 불일치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ESS에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 부족한 시점에 사용해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약점인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3년 12월 이후 2025년까지 일본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에 최소 26억 달러(약 3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가 발표됐다.

일본은 화석연료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ESS 필요성이 큰 상황에 놓였다. 삼성SDI가 보안 인증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와 차별화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삼성SDI는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일본 현지 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GS유아사 등 일본 배터리 업체도 JC-STAR 인증을 획득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판매 성과도 여러 차례 쌓은 삼성SDI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SDI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삼성SDI ESS는 중국 제조업체 제품보다 20~30% 비싸지만 일본 제조업체 제품보다는 20~30%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삼성SDI가 중국산 배터리 배제 기조를 틈타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ESS 경쟁 우위를 노릴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은 2040년까지 현재 규모의 9배에 달하는 100GWh 규모의 전력 저장 시설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ESS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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