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주력 아라미드와 투명폴리이미드필름(CPI) 제품 생산설비의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 개선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아라미드는 방향족 폴리아미드 섬유로 철보다 6배 높은 인장 강도와 4배 높은 탄성률을 지녀 내열성·내화학성·내충격성·내마모성·전파투과성 등이 뛰어난 소재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 설비 증설을 마무리하며 기존 7500톤이던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1만5천 톤 규모로 확대했다. 다만 이후 중국발 공급과잉에 영향을 받아 설비 가동률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아라미드 소재 분야에서 적자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던 CPI 소재도 폴더블을 비롯한 접는 형태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던 신소재 분야에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반적 운영 효율을 높이는 일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허성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한 뒤 원료 조달부터 생산·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운영 효율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허 사장은 올해 초에도 주요 사업장을 찾아 “수준 높은 현장 운영 시스템 구축이 경쟁력 강화의 시작점”이라며 “앞으로도 직원 안전과 생산 효율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운영 효율화 전략의 효과가 최근 가시화하면서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565억 원, 영업이익 987억 원을 거뒀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18% 늘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운영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체질 개선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라미드와 CPI 모두 전방산업 수요 확대와 맞물리면서 운영 효율화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라미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광케이블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동률이 100% 수준까지 올라섰다.
AI 연산 규모가 급증하면서 전송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도 구리선보다 5~20배가량 적은 광섬유로의 전환이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낮은 광섬유를 보호하는 피복재로 아라미드 수요 함께 늘어나는 모양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분기 CPI 실적에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해외 신규 고객사 확보 성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존 샤오미와 레노버의 폴더블·롤러블 제품에 CPI를 공급해 왔으며 올해는 추가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코오롱인더스트리 CPI 사업은 설비를 가동한 뒤 연간 2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이어오다 2분기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이후부터는 CPI 가동률이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간 약 2천억~3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아라미드와 CPI의 수익성 개선은 허 사장이 추진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체질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에도 힘을 실어줄 여지가 많다. 사진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 제품들. <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와 CPI의 수익성 개선은 허 사장이 추진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체질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7월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케미컬 제품과 인쇄회로기판(PCB)에 적용되는 드라이필름(DFR) 사업을 매각할 목적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매각대금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허 사장이 반도체 소재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증설을 마친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생산시설의 가동도 앞두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mPPO 같은 신규 성장사업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mPPO는 동박적층판(CCL)에 절전 성능을 제공하는 고부가 소재로 같은 용도의 에폭시 수지와 비교해 전기 차단 능력이 3~5배 우수한 소재다.
앞서 허 사장은 2026년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고부가가치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을 목표로 근본적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