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아래 새판 짜는 카카오게임즈, '김태환·이시우' 투톱 체제로 해외 시장서 승부 본다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6-06-22 1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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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사업책임자(왼쪽)와 김태환 전 라인게임즈 부사장이 22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카카오게임즈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카카오게임즈>
[비즈니스포스트] 라인야후로 최대 주주가 바뀐 카카오게임즈가 신임 공동 대표 체제를 출범시키며 경영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회사 설립 10년 만에 모회사 카카오를 떠나 일본 라인야후 산하로 편입되는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라인야후 전략통과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내부 사업통을 공동 대표로 내세워 글로벌 사업 확장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22일 카카오게임즈는 오전 9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태환·이시우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두 신임 이사는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를 거쳐 공동 대표로 최종 선임됐으며, 기존 한상우 대표는 약 2년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인사는 카카오게임즈가 모회사 카카오를 벗어나 일본 라인야후(LY주식회사) 산하로 공식 편입되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지분 양수도 및 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기존 최대 주주였던 카카오 지분율은 37.93%에서 14.68%로 축소된 반면 라인야후 지분율은 33.43%로 높아졌다.
과거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가 뚜렷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했을 당시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핵심 계열사였다. 하지만 그룹의 사업 축이 콘텐츠에서 AI로 이동하고, 카카오게임즈 실적 부진이 맞물리면서 매각이 추진됐다.
새로운 공동 대표 체제는 라인야후 측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사를 나란히 내세워 균형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대 주주 측 외부 전문가를 수혈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김태환 신임 공동 대표는 넥슨에서만 15년 가까이 근무하며, 굵직한 딜을 여럿 성사시킨 인수합병(M&A)·투자 전문가다.
2008년 넥슨의 네오플 인수 당시 전략기획실장으로서 실무를 전담했으며, 인수 직후 네오플로 자리를 옮겨 조직 및 사업 통합(PMI) 과정을 지휘했다. 이 같은 공로로 넥슨 창립 이래 최초로 부사장 직함을 달기도 했다.
그는 이번 라인야후의 카카오게임즈 지분 인수를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2023년 라인게임즈 부사장(CSO)으로 합류해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에서는 M&A 및 전략적 투자와 해외 사업 확장 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반면 이시우 신임 공동 대표는 2015년 카카오게임즈 창립 초기부터 모바일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최고사업책임자(CBO) 출신의 내부 사업 전문가다.
내부 사정에 밝은 만큼 신작 배급과 지식재산(IP) 포트폴리오 관리 등 게임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당장 하반기부터 가동될 신작 라인업의 안착과 기존 라이브 게임의 매출 방어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견인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 카카오게임즈 새 경영진은 당장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오딘Q: 발키리스 콜'을 비롯한 신작을 흥행시켜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
새 출발선에 섰지만, 신임 경영진이 짊어진 재무 부담은 상당하다. 우선 라인야후로부터 수혈받은 3천억 원 규모의 자금으로 비핵심 사업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카카오VX 등 비게임 자회사 매각과 넵튠 지분 처분 등을 추진해왔으나,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신임 경영진은 모바일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한 PC·콘솔 기반 대형 게임으로 사업 무게 추를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대표의 M&A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 자체 개발력 한계를 보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신임 대표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공격적 투자와 혁신은 필수적인 것"이라며 "확보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무대에서 속도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과 비교해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메신저 사업 기반을 확보한 라인야후가 새 주인이 된 만큼, 향후 이를 바탕으로 한 게임 사업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권호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라인야후의 라인 플랫폼이 동남아 지역에서 강한데, 이들 지역의 소득 수준이 올라왔고, 모바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높아졌다”며 “라인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해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또 라인 출신인 김 대표가 수장에 오르면서 라인게임즈와 합병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양사는 합병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으나, 같은 지붕 아래 묶인 이상 두 기업 간 협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경영진의 단기 성적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될 신작 성과가 가를 전망이다.
당장 3분기에는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MMORPG '오딘Q: 발키리스콜'과 슈퍼캣의 신작 '도깨비의 세계'가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오딘Q: 발키리스콜'은 회사의 주요 캐시카우였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후속작으로, 이 게임의 흥행 여부가 하반기 실적 반등을 가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