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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백브리핑]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하림 '더미식'의 날개가 되어줄까

김수헌 fntom@naver.com 2026-06-19 1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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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백브리핑]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하림 '더미식'의 날개가 되어줄까
▲ 하림그룹의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은 프리미엄 품질을 내세워 매출은 늘고 있지만, 낮은 재구매율과 상시 할인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며 본업에서는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고, 그나마 재무구조 개선은 사업 성과가 아닌 양재동 부지 자산재평가 덕분에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제값 주면 호구?’ ‘할인의 늪에 빠진 더미식’

하림그룹의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 제품에 대한 최근 기사 제목들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이런 제목을 단 보도도 있었다. 

‘신선한 맛에 대한 집념.. 하림, 집맛 짓듯 가정식을 만든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인터뷰 한 어느 기사는 ‘맛보다 건강 먼저, 장인라면은 타협하지 않았다”는 김 회장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기도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며칠새 하림의 간편식에 대한 긍정적 기사와 부정적 기사가 우루루 지면에 등장하고 있다.

하림그룹에서 간편식을 만드는 회사는 하림산업이다. 

이 회사는 원래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매입과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였다고 한다. 

2016년 부지 매입 이후 개발 관련 인허가 절차진행이 지지부진해지자 하림산업은 2019년 하림식품을 합병하면서 식품제조업에 뛰어들었다. 

2023년에는 HS푸드까지 합병하면서 이제는 식품 사업이 주력인 회사가 되었다. 지난해 매출액 1093억 원 가운데 간편식 제조 판매 비중은 91%(997억 원)에 이른다. 

화물터미널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개발하는 작업은 건축심의가 막바지 단계라 하반기에나 본격 속도가 날 전망이다. 

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을 출범시키고,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이후 국물요리, 면류, 즉석밥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어린이용 간편식 제품(브랜드명 푸디버디)도 잇달아 시장에 내놓았다. 

김홍국 회장은 “더미식을 연매출 1조5천억 원 메가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5년여가 지난 지금 현재 하림산업의 ‘더미식’은 어떤 모습일까. 

이에 앞서 하림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재무상태표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자산과 부채는 각각 2조4500억 원, 1조3600억 원이다. 자본은 1조900억 원인데 자본 내 이익잉여금이 1600억 원으로 기록돼있다. 양호해 보인다. 

그런데 이 회사의 2024년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과 부채는 각각 1조500억 원, 7300억 원이다. 1년 만에 부채가 6300억 원 늘었지만 자산 증가액(1조4천억 원)이 압도적이다. 따라서 자본도 7700억 원 증가했다. 

놀라운 것은 2024년 말 기준 누적결손금 5600억 원이 다 해소되고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 1600억 원 구조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적자누적액이 5600억 원이나 되던 회사가 1년 만에 어마어마한 당기순이익을 냈을리는 없을 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회사의 재무상태표 항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을 찾아낼 수 있다.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양재동 부지에 대한 자산재평가가 있었다.

2016년 매수 이후 4900억 원대의 취득원가로 계속 기재해오다 토지 공정가치(시장가치) 재평가를 거쳐 장부가액을 1조7380억 원으로 조정한 것이다. 

하림산업은 이 과정에서 세금 효과 일부를 제외하고 약 9천억 원의 차액을 지난해 당기순이익에 편입시킨 것으로 보인다. 

2021년~2025년까지 5년간 하림산업의 누적 영업손실은 5300억 원에 이른다. 

앞에서 언급했듯 지난 2024년말 기준 누적결손금은 5600억 원에 지난해 당기순손실 약 1700억 원을 더하면 누적결손금은 7300억 원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그런데 토지재평가 차액 약 9천억 원이 지난해 당기이익으로 들어왔다. 이 덕분에 누적결손을 떨어내고도 1600억 원에 이르는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본구조의 개선은 영업활동의 결과물이 아니라 자산재평가 덕분이었다.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보자. 

매출액은 1093억 원인데 매출원가가 이보다 더 높은 1678억 원이다. 그러다보니 매출이익 단계에서부터 585억 원의 손실을 냈다. 여기에 판매비 및 관리비 881억 원이 더해져 영업손실은 146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보다 매출원가가 더 높은 구조는 2021년 더미식 출범 이전에도 그랬다. 하지만 더미식 출시 이후 매출 적자의 규모가 더 커지면서 고착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홍국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타사 일반라면의 스프원가가 120원 정도라면 더미식 장인라면은 1500원 수준이다. 장인라면은 사실상 고깃국을 농축해 만든 제품이다. 더미식을 모든 사람이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제대로 된 제품은 시장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다.”

김회장의 말처럼 소비자 건강을 생각하는 하림 더미식의 진정성을 사람들이 언젠가는 알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프리미엄 고급재료로 만든 장인라면의 일반편의점 정가는 2200원으로, 시중 일반 라면가격의 2배 수준이다. 

필자가 출시 초기에 사 먹어본 장인라면은 맛있기는 했다. 하지만 “구태여 이 가격에 라면을?”이라는 생각에 재구매하지는 않았다. 

할인가격으로 구매했던 국물요리나 면류도 타사 일반제품 대비 더 맛있거나 쳐지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줬지만 정가 구매하라고 한다면 손이 쉽게 갈 것 같지는 않았다. 

더미식은 소비자 재구매율이 낮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제품은 상시 할인판매되고 있다. 제조유통 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할인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영업이익은 커녕 매출이익 단계에서부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프리미엄을 표방하면서도 바겐세일이 잦다는 모순을 안고 있는 더미식에 대해 ‘제값 주고 사면 호구’라는 평가는 과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더미식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 제조기업의 경우 매출이 늘면 고정비 효과 즉 영업레버리지 덕분에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더 크다게 나타난다.   

매출 증가는 영업비용 중 변동비의 증가를 동반하지만 고정비는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매출 증가율보다 전체 영업비용 증가율이 낮을 것이고, 따라서 이익증가율은 더 커진다. 

하림산업은 지난 5년간 5천억 원 넘게 투자해 축구장 17개 규모의 ‘퍼스트 키친’ 공장을 짓고 가동 중이다. 감가상각이나 유지보수,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현재로선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이른바 ‘공헌이익’이 이러한 고정비를 상쇄하고도 남아야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문제는 공헌이익 자체가 마이너스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고정비까지 차감하면 영업이익은 늘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매출액을 압도적으로 성장시키고, 변동비와 고정비를 적절한 수준으로 제어하지 않으면 영업손익을 턴어라운드 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024년 하림산업의 매출액 대비 ‘광고비+판매촉진비’ 비율은 무려 38%였다. 

판관비 내에서의 비중이 38%라 해도 높은 편인데, 매출액 대비 38%라고 하니 광고판촉비용이 얼마나 과도한지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꽤 늘면서 이 비율은 26%까지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4~5%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편이다. 

김홍국 회장의 5년 전 선언처럼 더미식이 연매출 1조5천억 원의 메가브랜드가 되려면, 올해부터 연매출 성장율 30%를 기록해도 10년은 걸린다. 50%를 가정해도 7년은 잡아야 한다. 

식품업계의 치열한 경쟁이나 1%수준으로 추정되는 더미식의 현재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메가브랜드는 머리에서 빨리 지워야 할 것이다. 

견조한 매출 성장과 비용관리를 통해 손익분기점에라도 빨리 도달하는 것이 하림산업의 급선무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를 눈여겨 볼만하다. 

홈플러스의 슈퍼사업부문인 익스프레스는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290여 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김홍국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에서는 익스프레스 인수가를 3천억 원 정도로 추정했지만 실제 금액은 1200억 원 수준”이라며 “사실상 청산가격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신선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오드그로서(육류 및 참기름, 쌀 등 판매)를 운영 중이다. 

익스프레스는 오드그로서와 함께 하림그룹 제품의 고객접점(판매채널)이자 배송거점(물류센터)로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NS푸드페스타 행사에서 “마트에도 달걀이나 육류가 오려면 최소 3일은 걸린다”며 “수도권 고객에서 가장 신선한 식품을 제공하려면 도심 안에 물류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익스프레스가 닭고기 등 신선육류 물류센터로서 뿐 아니라 더미식과 같은 가공식품의 고객접점과 퀵커머스 배송센터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면 더미식도 지금보다는 나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낮은 재구매율은잦은 할인이벤트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프리미엄 이미지가 퇴색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익스프레스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수헌 MTN 기업&경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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